통영 이어 양산·부산서도 준비…"사업 베끼기"비판도

썰매 시설인 루지가 통영에서 첫 개장 후 대박을 터뜨리자 인근 지역의 '루지 사업 따라하기'가 시작돼 통영시가 긴장하고 있다. 자칫 지역 간 '제로섬게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통영루지는 지난 4월 국내 처음으로 정식 개장했다. 개장 후 8월 말 현재 100만 명 탑승 기록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통영루지를 운영하는 뉴질랜드 스카이라인사는 '경남권에서 같은 사업을 하지 않기'로 협약했지만 범경남권인 인근 부산시 동부산테마파크에 루지 설치를 결정했다.

부산시 기장군에 들어설 부산 루지는 길이 900m 트랙 4개로 2019년 완공 예정이다. 루지가 들어설 동부산테마파크는 롯데월드와 대형마트, 세계적 가구기업 이케아가 들어서는 사계절 복합 체류형 관광단지로 연 10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는 최고급 휴양 단지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양산시에 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양산 루지가 들어서는 곳은 동부산테마파크와 20㎞ 정도 떨어진 기장군 바로 인근이다. 양산시는 18일 ㈜신세계개발이 루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내년 5월에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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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포츠 체험시설 루지. /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산 루지는 설계와 시설, 기술, 시공 부문은 뉴질랜드 루지 전문기업 LCW사가 하고 운영은 국내 기업이 한다. 이런 이유로 통영 루지는 시설과 운영 모두를 '외국 자본'이 하는 반면 양산시 루지는 '토종 루지'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양산 루지는 기존 스키장 슬로프와 리프트를 활용해 2개 노선에 40억 원 정도를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모두 4개 노선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양산 루지는 트랙 길이가 2.2㎞로 단일노선 중 세계 최장이어서 기네스북 등재까지 신청할 예정이다.

이렇게 경남권에서는 앞으로 1~2년 내에 무려 3개의 루지가 운영된다. 또 다른 '토종 루지'와 '지역 루지', '민관 합동 루지', '올 민간 루지' 등 수익과 투자 형태, 시공사만 바꾼 또 다른 유사 루지가 인근 지역에 들어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아직 허가가 난 것은 아니다"며 "(사업지인 에덴밸리는) 80년대 스키장과 골프장 리조트 등으로 계획된 유원지"라고 말했다. 사업 베끼기 지적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하겠다는데 시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제안을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사업 시행자인 에덴밸리 관계자는 "작년부터 사업계획을 변경하고 이번에 실시계획 인가 신청에 들어간다. 한순간에 갑자기 루지가 많아지니까 이런 (논란이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통영시 한 공무원은 "시너지가 나면 좋지만 루지가 치킨집도 아니고, 장사 잘된다고 옆집에 다른 치킨집이 생기는 것 같다. 우려가 안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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