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호 교수 부산기상청 강연 '알파멧' 역할·필요성 소개…대비 허술한 행정 꼬집기도

날씨를 인공지능이 예측하는 날이 올까.

기상전문가는 지구온난화로 비 내리는 날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강우량은 많아지는 상황에서, 재난 조기경보에 인공지능 기상정보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지난 22일 부산지방기상청이 개최한 언론 간담회에서 '부산폭우, 알파멧에게 물어볼까'라는 주제로 날씨·재난에 대비한 인공지능 역할과 기능을 강연했다. '알파멧(AlphaMet)'은 지난 6월 오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상정보시스템이다.

오 교수는 지난 11일 부산 폭우 등을 사례로 인공지능 예보 정확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알파멧은 지상 관측정보와 상층 기상자료, 지형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특정지역 기상 변화를 유추해낸다. 또 인근 다른지역 데이터로 관측되지 않은 지역 기상 정보까지 알아낸다. 현재 기상청은 영국 수치예보 모델을 수입해 20㎞ 격자 단위로 날씨를 예측하는데, 알파멧은 70m 단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지난 11일 부산지역에는 오전 5시부터 집중적으로 비가 내렸고 주택 붕괴와 도로 침수가 잇따랐다. 당시 기상청은 부산·경남·울산지역에 50~100㎜(많은 곳 150㎜ 이상)로 예보했었다.

오 교수는 10일 오전 9시 시점으로 돌아가 격자 2.5㎞ 단위로 한반도 날씨를 예측했다. 부산지역에 6시간 동안 최소 30㎜ 이상 계속 내릴 것이라는 정보는 기상청이 예보한 '많은 곳 150㎜'와 비슷했다. 11일 오전 9~10시 강우량 58㎜, 10~11시 72.3㎜ 등 시간별로 더 구체적인 예측치를 도출했다.

오 교수는 "하드웨어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공지능 기상 예측이 더 빠르고 정확해질 것"이라며 "재난 대비 알파멧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부산 사례처럼 최대 150㎜가 예보됐다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행정은 어떤 대비를 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사실 비가 많이 내려서가 아니라 물이 안 빠져서 침수가 됐다. 수십 년 된 도시계획도 정비해야 한다"며 재난대비에 허술한 행정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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