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철야농성…창원, 거제, 통영 지역 체불 심해

"밀린 임금을 줘야 추석을 쇨 것 아닙니까."

거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25일부터 회사 정문 앞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삼성중공업 일반노조는 하청업체 4곳에 다니는 300여 명의 체불임금 9억 3000여 만 원을 원청인 삼성중공업이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체불임금 탓에 애태우는 노동자가 늘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집계한 경남·부산·울산지역 체불임금(올해 8월 말 기준)은 1931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41억 원)보다 10.9%나 증가한 것이다. 피해 노동자 수도 전년 같은 기간(4만 454명)보다 21.7% 늘어난 4만 9267명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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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8월, 삼성중공업 하청 노동자 임금체불 기자회견 모습./오마이뉴스

경남지역만 들여다 보면, 피해 노동자 수는 2만 73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117명)보다 35.9% 급증했다. 체불금액도 943억 원으로 지난해( 922억 원)보다 2.2%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창원·거제·통영지역 체불 피해가 두드러진다. 창원·함안·의령·창녕지역은 체불 노동자 7163명, 체불 금액 3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거제·고성지역 피해 노동자는 1만 44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19명보다 무려 91.8%가 늘었다. 다만 체불 금액(335억 원)은 지난해 348억 원보다 3.7% 줄었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대우조선해양 단협 위반으로 임금 체불 건이 있어서 체불 노동자 수가 대거 늘었다. 조선 경기는 재작년부터 나빠졌고, 작년 상반기에 급격히 나빠졌다.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체불 노동자 수는 대우조선 건을 빼면 전년보다 조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양산·김해·밀양지역 체불 금액( 228억 원)은 4.5% 늘었다. 진주·사천·거창·함양·산청·하동·남해·합천지역은 전년 대비 체불 피해자, 체불 금액이 각각 24.6%, 20.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올해 8월 말까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 수는 21만 명, 금액은 8909억 원으로 집계됐다. 노동부는 지난 11일부터 29일까지 3주간을 '체불 임금청산 집중 지도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소액 체당금 지급 시기를 한시적으로 단축하고, 일시적 경영난을 겪는 사업주가 체불을 청산하고자 할 경우 저리로 자금을 융자한다고 전했다. 체당금은 도산기업 퇴직 노동자가 임금·휴업수당,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밀린 임금을 온전히 받으려면 체당금으로는 부족하다는 견해다.

김경습 삼성중공업 일반노조 위원장은 "삼성중공업 하청업체에서 체불 임금이 대거 발생했다.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지급하는 체당금이 있지만, 전체 밀린 임금에 못 미친다. 체불 임금으로 확정받고 돈을 지급받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명절은 쇠러 갈 수 있게 해야 할 것 아니냐. 서울 투쟁까지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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