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한국당 정진석 고소 "정치적 공격 소재로만 사용"

노무현재단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뇌물 수사 뒤 부부싸움 때문"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을 25일 고소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정 의원을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 씨는 이날 고소장 제출 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필요에 따라 고인을 욕보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치적 가해 당사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다시 짓밟는 일은 용납하기 어렵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아버님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계속 현실 정치에 소환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미 저세상에서 쉬고 계신 분이다. 추악한 셈법으로 고인을 욕보이는 일은 다시 없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건호 씨는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이 노 전 대통령 뇌물 사건을 재수사하자고 요구한 점을 두고 "사실상 실질적인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비열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아버님은 이미 돌아가셨기에 지난 정권에서도 재수사 논란은 그저 지저분한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만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건호 씨는 결연한 표정으로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대답하는 중간 중간 미간이 떨리기도 하는 등 심한 분노를 애써 억누르는 모습이었다.

노 전 대통령 유족과 노무현재단 측은 정 의원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태도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허위 사실로 고인과 유족을 욕보이셨으면 그에 따른 응분의 법적 책임을 지시면 된다. 사과 요구도 하지 않겠다"며 "그 시간에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 열심히 하시기 바란다. 이번에는 그 어떤 타협도 없을 것임을 미리 알려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점을 두고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발언은 곧장 여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정의당 등 정치권 안팎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정 의원은 책임론이 계속되자 23일 다시 페이스북에 "'노 대통령의 비극적 결심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보복 때문이었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올린 글일 뿐"이라며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같은 당 홍준표 대표 등은 정 의원 발언을 두둔하며 노 전 대통령 뇌물 사건 재수사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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