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 올 6월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언약은 자못 비장했습니다. 소방관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는 소방용 낡은 장갑을 손에 들고 살피던 문 대통령의 그 연민은 석 달여만에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17일 강릉시 석란정 화마에 이영욱(59) 소방경과 이호현(27) 소방교가 희생됐기 때문입니다.

"영욱이 형님, 호현아!" 부르는 비통한 조사(弔辭)에 울음 바다가 된 영결식장의 눈물, 눈물! 그 눈물을 보며 이런 분노도 터졌을 것입니다. 소방관 순직에 보탤 건 눈물뿐인가? 눈물 흘릴 때만 반짝 격려하는 '상습'은 죄 아닌가?

안전감시와 진압 그 '상반된 역할'을 1인2역으로 떠맡아야 하는 고질 인력부족 부조리를 없애줄 법안들이 계류 낮잠이나 자게 한 국회와 나태한 정부야말로 정작 '뜨거운 불'에 맛 좀 톡톡히 봐야 할 '화근(禍根) 애물'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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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방관의 기도〉

그 시에게 '너만 믿는다'

하고도 남을 작태들이여

맹성 정신무장부터 하라

죽어서

'1계급 특진'보다는

'살아 개똥 밭'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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