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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 간다] (14) 다양한 프로필 사진 유형

자신의 관심사·감정 개성있게 '프로필 사진'으로 드러
"가치 인정받고 알아주길 바라는 심리…상대적 우월감도"

2017년 09월 28일(목)
유희진 인턴기자 jin@idomin.com

창원에 사는 20대 최 모 씨. 그는 카카오톡을 실행하면 메신저 답장보다 먼저 하는 행동이 있다. 친구목록을 검지로 쭉 훑어내리며 프로필 사진을 눌러보는 것이다.

모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표되는 요즘 인간관계에서 사람들은 프로필 사진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나 감정을 드러낸다. 조금 과장하면 SNS에서는 프로필 사진이 곧 자신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프로필을 통해 그 사람의 기분, 연애나 취업 여부, 취미, 여행 등을 알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프로필 사진을 줄여 '프사'라 부른다. 2012년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부 다이애나 타미르 박사팀은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보상과 관련된 뇌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걸 알아냈다. 사람들은 이런 욕구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하길 원한다. 자신을 표현한다는 특성상 사람들은 프사를 개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실제 기자 카카오톡에 있는 친구목록을 통해 프로필 사진의 유형을 간략히 분류해봤다.

◇셀카(selfie)형

강혜민(24) 씨의 카카오톡 프사는 대부분 자신을 찍은 셀카다. 요즘 살이 빠진 덕분에 외모에 자신감이 붙어 셀카를 더 자주 찍는다고 했다. 또 얼마 전 이별을 겪었는데 '그래도 이만큼 잘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프사를 더 자주 업데이트한다고 했다.

온라인 리서치 전문 패널인 '틸리언'의 조사에 따르면 어떤 SNS 프로필 사진을 쓰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25%가 '셀카'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스노우'라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얼굴을 더욱 예쁘게 만든 합성 셀카도 프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여행·풍경사진형

셀카가 주로 20대 여성 위주로 나타난다고 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유형도 있다. 여행 사진, 특히 풍경 사진이다. 꽃 사진을 올리는 이들도 많다.

유기영(43·창원시) 씨는 올해 새해 첫날 고향 뒷산에서 찍은 일출 사진을 프로필 배경으로 설정해놨다. 유 씨는 "휴일이면 동호회 사람들과 등산을 자주 가는데 풍경이나 예쁜 꽃, 식물들을 자주 찍는다"며 "다른 사람들도 사진을 같이 봤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사진을 프사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여행을 갔을 때 찍은 풍경을 프사로 설정해놓은 강지은(23·창원시) 씨는 "일상생활에 지쳐 있는 요즘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과 그때의 추억이 그리워서 설정했다"고 말했다.

◇짤·웹툰·영상캡처형

김수현(26·밀양시) 씨의 프사는 조금 특이하다. '스트레스는 돈으로 풀자!'라는 재밌는 짤(인터넷상의 사진이나 그림)이다. 웹툰 '대학일기'의 한 장면이라고 한다. 김 씨는 "평소에 인터넷을 통해 각종 상황에 어울리는 대사, 표정이 있는 짤을 많이 저장해 둔다"며 "적절한 때에 내 마음을 대변하고자 프사로 활용한다"고 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꼴불견 직장상사 프로필 사진으로 저격하는 법'이라는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평소 직장 상사에게 시달렸던 이가 대놓고 싫은 내색을 할 수 없기에 새로운 방법으로 괴로운 속마음을 표출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걸그룹의 공연 무대를 캡처해 직장 상사에게 대신 전달하는 듯한 구절을 넣어 프사로 설정한 것이다. 주로 '일하기 싫어', '너는 태어나질 말았어야 해요', '미치도록 꼴도 보기 싫은데' 이런 글귀를 담았는데 무슨 뜻이냐고 직장 상사가 묻자 그냥 좋아하는 가수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 바꾸는 카톡 프사의 심리

카카오톡 이석우 전 대표는 카카오톡 프사를 클릭하는 횟수가 하루 1억 7000만 건이고 하루에 80번 프사를 바꾸는 사람도 있다고 밝힌 적 있다.

창원대 신문방송학과 박현구 교수는 이를 두고 '자기평가 유지'란 개념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사람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는 타인과 '반사와 비교'의 과정을 거쳐 증명받으려고 하죠. 상대적으로 나와 거리가 먼 사람은 반사시키지만, 나와 가깝고 비슷한 처지인 사람과는 비교를 하게 돼요. 예를 들어 김연아의 뛰어난 성과에 대해서는 기뻐하고 심지어 자신을 투영시키기도 하지만, 친한 친구에게 일어난 일은 계속 비교하려고 하는 거예요. 이런 심리에서 타인의 프로필을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려고 하죠."

◇첫인상이 중요한 페이스북 프사

다양한 형식의 카카오톡 프사와 다르게 페이스북은 유달리 얼굴 사진을 담은 프사가 많다. 기자의 페이스북 친구 중 프로필을 설정해놓은 274명 중 264명이 얼굴 사진을 프사로 삼고 있다. 박 교수는 페이스북이 익명 네크워크 성격이 큰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익명의 네트워크를 통한다는 점에서 첫인상 단계를 거칩니다. 이 단계에서는 좋은 인상을 주는 게 주목적이기에 셀카나 얼굴이 크게 나온 사진을 설정하죠. 반대로 카카오톡은 현실에서도 만나는 지인이 대부분이에요. 얼굴을 아는 사람에게 또 얼굴로 보여줄 이유가 없는 거죠. 카카오톡 프사는 첫인상 형성의 다음 단계로 자신의 인상을 보충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그래서 자신의 관심사나 가치관이 드러난 사진을 보여주려고 하는 거죠. 다르게 생각하면 카톡 프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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