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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 간다] (15) 청년실업 토론회를 가다

김해서 청년실업 토론회 일자리 정책 한계 지적나와
기성세대 "노력" 강조만…기업들 고학력·스펙 요구
"지자체·청년 간 대화 필요 일자리·복지문제 함께 해결"

2017년 09월 29일(금)
유희진 인턴기자 jin@idomin.com

"우리 노력이 부족해서만 생긴 문제가 아니다. 청년실업 원인 속에는 여전히 학력과 스펙 중심의 기업, 취업률을 높이고자 이런 기업의 기준에 끌려가는 대학이 있다."

27일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실업 끝장 토론회에서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유미라 씨가 우리나라 청년실업 실태를 꼬집으며 한 말이다.

'청년실업, 청년에게서 답을 찾다'란 부제처럼 이번 토론회는 김해시가 우리 사회 청년의 시각으로 청년실업 문제를 바라보고자 마련했다. 지난달 기준 15∼29세 청년실업률은 9.4%,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 씨는 김해시 청년 일자리 정책인 '청년 두드림(Do Dream!)사업'을 예로 들어 지역 대학생이 처한 현실을 설명했다.

이 사업은 행정분야 일자리에 치중 돼 있을 뿐 아니라 재학생은 제외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많은 대학생이 휴학을 하면서 취업준비를 한다는 사실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도 한계에 부딪히는 건 마찬가지다. 김해시가 하는 취업·창업 사업 또한 박람회를 중심으로 '일자리 불평하지 말고 직접 창업하라'는 메시지만 던져줄 뿐 지속적인 도움은 주지 않는다. 교내 일자리 센터도 인력 부족에 허덕이거나 외부 에이전트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이는 모두 시행하라는 공지만 한 채, 실제 운영은 학교 책임으로 돌리는 정책이 문제라는 게 유 씨의 생각이다.

▲ 대학생·취업준비생들이 토론회를 듣는 장면.

기성세대는 노력하면 모든 일이 다 될 것처럼 말한다. 유 씨를 포함한 많은 청년이 이 말을 믿고 대학 생활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한다. 하지만, 막상 이력서를 쓰려고 하니 쓸 내용이 없다. 어느 기업이든 똑같은 질문과 똑같은 스펙을 묻기 때문이다. 취미 생활로, 동아리 활동을 하며 배운 것들에 대해서는 들어주지 않는다.

유 씨 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에서 한국고용정보원 주무현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사회 미래는 지역에 더 좋은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좋은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에 지역 청년들이 모두 수도권으로 떠난다. 이런 지역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지역 내에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주 선임연구위원의 생각이다. 실제 요즘 청년은 임금과 근로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야근이나 주말 반납 같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개인 생활도 직장 생활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점에서 일자리 창출은 고용환경개선사업과 함께 주택문제, 복지문제 해결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강상오 몬충기획 공동대표는 청년의 처지에서 겪은 고충을 얘기했다.

그는 몸으로 하는 '노동'을 통해서 성장하고 인정받은 기성세대 사이에서는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공짜' 취급받는 일이 많다고 했다. 실제 지역 기관에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공짜로 제공하고도 '기획비'를 받지 못한 경우도 많단다. 심지어 최종결정권자에 의해 기획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변질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 청년들은 '나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도 먹고살 수 있다'는 생각을 점점 잃게 되고 돈을 벌고자 어쩔 수 없이 '육체노동' 현장으로 나간다. 강 대표는 청년들의 아이디어야말로 이 시대 최첨단 사업이라며 이를 정확하게 금전적으로 책정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27일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청년실업 끝장 토론회가 열렸다. 위 사진은 토론회 참가자의 모습.

미래인재연구원 이형남 원장은 도리어 청년 자신들에게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돌이켜 볼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4학년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진로 준비와 취업 준비에 대한 인식 조사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진로 목표 설정과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학생 수가 평균 15%를 넘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취업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과 인식의 문제이고, 자신의 문제는 자신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당부했다.

김해시의회 이광희 의원도 청년이 주체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1년간 많은 청년이 촛불집회를 이끌며 사회 변화를 이뤄냈다며 이처럼 청년들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지만 그 대접을 잘 받지 못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주체로서 나서려면 자치능력을 갖춘 대학 학생회가 적극적으로 도에 면담이나 토론을 요청해야 하고, 지방 정부 또한 그런 장을 열어 함께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청년실업 문제에만 급급했지 자치단체가 실제로 청년들과 대면해 진지한 대화를 한 적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날 중소기업을 대표해 발표한 고려개발㈜ 박명진 회장은 청년 구직-중소기업 구인이 왜 만나지 못하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박 회장은 대학전공과 산업수요의 불일치, 대기업과 공공기관 취업만 추구, 3D 업종 회피를 그 이유로 들었다. 이를 개선하려면 산업구조에 맞게 교육정책을 바꿔야 하고, 획일화된 수업방식보다는 직업교육과 수업환경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청년 고용 촉진 정책은 성장 유망업종에 해당하는 기업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지방의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사업 신청 업종이나 품목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사회적 인식도 바꾸고, 눈높이를 낮추는 일도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현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청년실업을 해결하려면 정부, 대학, 기업, 청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듯하다. 앞으로 수십 년 뒤에는 정치, 사회, 경제 부문에서는 현재 청년세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청년들의 문제가 곧 미래 사회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을 깨닫고 각자의 위치에 있는 구성원들은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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