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선 때 연쇄 이동, 각각 당내서 조기 등원 저울질

자유한국당이 경남도지사 후보를 비롯한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을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져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불과 3~4개월 앞이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1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2월 공천 완료 일정표를 제시하면서 "현역 단체장이 가망 없으면 경선을 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신인에게 줄 것"이라고 공천 원칙까지 밝혔다.

홍 대표 언급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여야를 넘어 국회의원 보궐선거 가능성이 커지며 경남지사·기초단체장 등에 도전하려던 인사들의 '연쇄 이동'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홍 대표가 선호하는 '경쟁력 있는' 경남지사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인 이주영(창원 마산합포)·윤한홍(창원 마산회원)·박완수(창원 의창) 의원이다.

여권 쪽도 현역인 민홍철(김해 갑)·김경수(김해 을) 의원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절박하다. 여권의 한 인사는 "영남에서 일부라도 이겨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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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론된 인사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직에 (일단) 충실하겠다"고 거리를 두고 있으나 관련 당사자 내지 경쟁자들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가령 홍 대표 최측근인 윤한홍 의원이 도지사에 출마할 경우 가장 이목이 쏠리는 인사는 안홍준 전 한국당 의원이다. 지난해 총선 당내 경선에서 윤 의원에게 패해 의원직을 잃은 안 전 의원은 현재 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이나 '자연스레'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총선 때 윤 의원과 경선·본선에서 경쟁을 벌인 조청래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하귀남 민주당 창원마산회원위원장도 이참에 '조기 등원'을 노려볼 수 있다.

이주영·박완수 의원 지역구도 다르지 않다. 창원 마산합포는 안상수 창원시장과 가까운 허영 창원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이 이주영 의원 빈자리를 겨냥하고 있고, 창원 의창은 교육감 선거를 준비 중인 박성호 전 한국당 의원의 머리가 복잡해질 수 있다. 여권에서도 박남현 창원마산합포위원장, 김기운 창원의창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창원시장 당선을 위해 뛰고 있는 한국당의 강기윤 전 의원, 김충관 전 창원 제2부시장과 바른정당 소속 김종양 전 경남지방경찰청장 등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민홍철·김경수 의원 지역구인 김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인 노건호 씨 출마설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김해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여권의 공윤권 전 도의원과 한국당 이만기 김해을위원장, 홍태용 전 김해갑위원장 등도 여차하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국당 이군현(통영·고성)·김한표(거제) 의원 최종 선고 시점 또한 변수다. 지방선거 한 달 전인 내년 5월 12일 전 결론이 날 경우 경남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규모는 생각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무죄 판결로 일단 기사회생했지만 보좌진 월급을 빼돌려 정치자금으로 사용해 기소된 이 의원은 지난달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상태다. 이 의원의 실형이 확정되면 통영시장·고성군수 출마를 검토 중인 10명이 넘는 한국당 인사가 차선책을 도모할 수 있고, 여권 바람이 매서운 거제는 2016년 총선에서 김 의원과 0.7%p 초접전을 벌인 변광용 민주당 거제위원장의 등판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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