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임시주총서 등기이사 선임…3개월여 만에 '수장 공백' 해결

김조원(사진)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새로운 사장으로 내정됐다.

KAI는 10일 오전 사천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하성용 전 사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표이사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내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하 전 사장은 방산비리 의혹으로 지난 7월 20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KAI는 오는 2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 전 사무총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한 후 뒤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AI 수장 공백 사태는 3개월 만에 해결된다.

김 전 총장은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해온 친문 인사로 꼽힌다. 진주 출신인 김 전 사무총장은 지난 1978년 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와 교통부 행정사무관을 지낸 뒤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20여 년 근무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았으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이후 진주산업대 총장, 경남과학기술대 총장,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을 지내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맡았다.

청와대는 방산비리를 근절하고 국방 개혁에 일조하는 측면에서 군 출신보다 관료 출신이 KAI의 신임 사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장이 감사원에서만 20여 년 재직한 것은 물론 감사원의 2인자 경력이 있는 만큼 방산비리 의혹으로 어수선한 KAI에 투명성과 청렴성을 더할 인물이 될 것이라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장이 사장으로 선임되면 석 달간 검찰 수사로 어수선했던 조직도 차분하게 정비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올 연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17조 원 규모의 미 공군 차세대 고등훈련기 사업(APT) 수주전도 재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사업 지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총장의 KAI 신임 사장 내정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전 총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요직의 물망에 끊임없이 올랐던 인물인데,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과 연관성이 거의 없는 KAI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것. 이에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기보다는 '보은성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김 전 총장이 감사원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수리온'이 '부실덩어리'라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고, 검찰의 대규모 수사가 시작됐다. 결국 하 전 대표가 구속기소됐고, 두 달이 넘도록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 됐다. 그런데 이 자리에 김 전 총장이 내정됨에 따라 사전에 시나리오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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