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뇌졸중·시력 저하 등 합병증 '예방' 중요
6가지 식품군 담은 '3채소·1어육류·국·밥' 이상적
식사일기 작성, 전문가와 상담·식생활 분석에 도움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는 '당뇨! 골든타임을 잡아라'라는 주제로 지난달 21일 시민 건강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한윤석 진료과장이 '당뇨 관리의 첫걸음', 엄영식 영양사가 '당뇨 식사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에 대해 강의했다. 강좌를 중심으로 당뇨와 식사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 관리의 첫걸음

한 과장은 "당뇨라고 하면 과거에는 소변으로 당이 나오는 질환이라고 생각했다. 현재는 인슐린 부족 또는 저항성으로 세포가 포도당을 이용하지 못해 혈중에 당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병"이라고 소개했다.

당뇨 원인은 다양하다. 비만, 과식,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이 모두 당뇨 원인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발병 위험이 높은 요소로는 40세 이상, 복부비만과 같은 과체중, 운동부족, 가족력, 임신성 당뇨가 있었던 사람, 4㎏ 이상의 아기를 분만한 사람, 고혈압, 이상지혈증 등이 있다. 이러한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은 연 1회 선별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증상으로는 피로감, 시력저하, 두통, 손발 저림, 상처치유 지연 등이 있다.

한 과장은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기도 한다. 식사를 제대로 하는데도 두 달 사이 5㎏ 이상 체중 감소가 있으면 당뇨를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혈당을 측정한다. 이때 측정하는 혈당은 2가지. 공복 혈당치와 식후 2시간 뒤 혈당이다.

한 과장은 "식사를 하면 당 수치가 올라간다. 식후 제일 높은 때가 1시간이 지나서이다. 그 이후로는 혈당이 떨어진다. 식후 2시간 뒤 혈당은 140㎎/㎗ 이하가 정상이다. 200㎎/㎗이 넘으면 당뇨병을 의심한다"고 설명했다.

한윤석 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진료과장.

공복 혈당은 100㎎/㎗ 이하가 정상이다.

한 과장은 "공복 혈당이 126㎎/㎗이 넘으면 당뇨병으로 의심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당뇨병인 것은 아니다. 당화혈색소를 검사해서 당뇨를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에 있는 혈색소가 포도당과 결합된 형태를 말한다.

한 과장은 "당화혈색소 수치는 당뇨 지표 중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혈액 속에 당이 많으면 적혈구에 과적이 된다고 보면 된다. 9%가 넘으면 합병증 위험이 갑자기 커진다. 7~8%로 유지해야 하며, 정상은 6.5% 미만"이라고 밝혔다.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 그 외 기타 당뇨병과 임신성 당뇨병이 있다.

제1형 당뇨는 인슐린 결핍 등이 원인으로 소아당뇨가 주로 이에 해당하고, 전체 당뇨병의 5% 이상을 차지한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저하나 저항성 등이 원인으로,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고 40세 이후 발병이 많다. 전체 당뇨병의 95% 이상이 제2형 당뇨병이다.

당뇨병이 실제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고혈당 자체라기보다는 그로 인한 합병증이다.

큰 혈관에 영향을 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을 일으킬 수 있고, 미세혈관에 침범하면 시력 저하가 생기거나 상처가 쉽게 낫지 않아 작은 상처가 심해져 발을 절단하는 환자도 있다.

그러므로 이들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과장은 치료 목적에 대해 "몸이 스스로 당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치료 목표를 표준 체중 유지, 정상적인 혈압 유지, 이상지혈증 관리, 스트레스 관리, 혈당 정상화라고 소개했다.

당뇨병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 과장은 식사 요법과 함께 약물요법, 운동요법을 꼽았다.

식사 요법으로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체중 조절을 하며, 운동 요법으로 근육의 당질과 지방 이용을 늘리고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고 당화혈색소가 10%를 넘으면 인슐린 주사를 처방하기도 한다.

한 과장은 "비만인 사람만 당뇨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비만형은 살을 빼면 도움이 되지만, 마른형은 영양분 섭취를 잘해야 한다. 비타민D나 비타민C 부족으로 당뇨가 올 수도 있다. 이때는 햇빛을 많이 보는 것이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은 식후 1시간~1시간 30분 이상 지나서 하도록 권한다. 수영이나 자전거,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숨이 차면서 땀이 날 정도로 해야 당이 소모된다. 그런데 당뇨가 심하면 과한 운동 때 저혈당이 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때는 의식이 급격히 혼미해진다"고 충고했다.

◇식사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큼 식습관과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이러한 질환이 있을 때 고기를 삼가고 채소 위주 식생활로 전환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엄 영양사는 "채소 위주 식사가 아닌, 육류 살코기와 생선, 콩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영양사는 식품군을 곡류군, 어육류군, 채소군, 지방군, 우유군, 과일군으로 나눠 설명했다. 이 중 특정 식품군 음식을 편식하지 말고 6가지 식품군에서 골고루 음식을 골라 먹도록 조언했다.

곡류군은 당질이 많은데, 밥, 밀가루, 감자류 등이 해당한다.

어육류군에 속하는 식품에는 주로 단백질이 많고, 고기류, 생선류, 알류, 해산물 등이 해당한다.

채소군은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소가 많고, 채소류와 해조류 등이 포함된다.

엄영식 영양사. /이원정 기자

지방군에는 식물성 기름, 고체성 기름, 견과류 등이 속하는데, 견과류는 불포화지방산의 좋은 공급원이지만, 열량이 높으므로 너무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과일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엄 영양사는 "과일이 몸에 좋기는 하지만, 칼로리가 있고 당도 높다. 밥과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에 귤 3개 정도가 적당량"이라며 "식물성 기름도 버터 등과 같은 고체성 기름에 비해 권장되지만, 이 역시 기름이므로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엄 영양사는 "내원 환자 중에는 밀가루를 먹지 말아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밥 대신 빵을 먹으면 된다. 다만 같은 '곡류군'에 속하는 밥과 빵을 함께 먹는 것이 문제"라며 "같은 식품군 내에서 음식을 바꿔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적인 식단으로 3가지 채소 반찬과 어육류 1가지, 국, 밥을 권장했다.

당뇨병 환자의 식사 관리 요령으로는 충분한 섬유소 섭취, 싱거운 음식, 단맛이 강한 음식 피하기,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높은 음식 피하기, 금주를 꼽았다.

섬유소를 충분히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먹는 양이 늘어나게 한다.

엄 영양사가 또 하나 강조한 것은 식사일기 작성. 언제 무엇을 얼마만큼 먹었는지 상세하게 기록해 전문가와 상담, 영양 분석을 하면 식생활 관리에 도움이 된다.

엄 영양사는 "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식품을 잘 살펴보면 신선식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양 성분표가 붙어 있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특히 당류 함유량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한 나트륨 양도 살펴야 한다. 내가 먹는 음식이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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