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 허용 식당·카페 증가, 도내 가구 32% 동물 키워
반려인 "환영·매너 약속"

동물을 친구, 가족으로 생각하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늘고 있다. 기존 가게들도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추세다. 그만큼 페티켓(펫+에티켓)을 잘 지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기른다는 뜻에서 '애완동물'이라 불렸다. 그러나 최근 사람과 더불어 살면서 교감하는 친구, 가족과 같은 동물이라는 의미로 '반려동물'이라 부른다.

도내 반려동물 가구도 크게 늘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 결과 경남지역 전체 가구의 32.3%(41만 가구 추정)를 차지했다.

창원 북면 브런치식당 '파티오'를 찾은 고객이 정원 테이블에서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해수 기자

◇반려동물 허용 가게 속속 = 동물을 대하는 인식이 바뀌면서 위생에 민감한 카페, 식당에서도 동물 입장을 허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창원 북면 브런치식당 파티오는 1년 전 문을 열 때부터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도록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온 손님은 야외정원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거나 정원에 동물을 두고 실내에서 식사를 하면 된다.

국외 반려동물 동반 식당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김효주(32) 사장은 일반 손님들 반응도 좋다고 했다. 그는 "가끔 어색해하는 어르신들이 있지만 대부분 연령대에서 인기가 많다"며 "정원에는 직접 키우는 반려견도 있는데 특히 아이들이 동물과 교감할 수 있어 젊은 부모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효주 씨처럼 반려동물 허용 가게를 운영하는 이들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동물을 사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원에서 가장 '힙(hip)한' 반려동물 동반 카페 '카페준' 역시 테라스 공간에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3개월 전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실내와 실외 공간을 분리해 일반 손님들과 동물 동반 손님 모두를 만족하게 했다. 하루 평균 반려동물을 동반한 테이블은 4~5팀가량 된다.

유태준(37) 사장은 "평소 동물을 좋아했지만 책임감 때문에 기르지 못하고 있었다"며 "반려동물을 허용한 후 카페 분위기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반려인 사이에서 유명한 정육식당 '우리동네캠핑장'은 올해 1월부터 반려동물 동반을 정식으로 허용했다. 중형견 이하만 입장할 수 있고 반려동물을 동반하면 방갈로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은 필수다.

반려인이기도 한 이성철(43) 사장은 반려견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갔다가 겪었던 불편한 경험 때문에 방침을 바꿨다. 가게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그는 "평소 야외에 있지만 계곡이 보이지 않는 방갈로 테이블은 인기가 없어 거의 비어 있었는데 반려동물 손님 덕분에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했다.

◇"페티켓 잘 지키자" 목소리 =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가 늘어난 만큼 매너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반려인들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에서 '주변에서 페티켓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31.6%만이 동의하거나 완전 동의한다고 응답해 페티켓 문화가 미성숙하게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인 정은아(28) 씨는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면서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카페, 식당이 많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몇몇 반려인들이 반려견을 통제하지 않아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예전보다 인식이 좋아졌는데 이를 유지하는 것은 반려인 몫"이라고 했다.

이성철 사장 역시 "말하지 않아도 배변 시트 등을 준비해 오는 매너 좋은 손님이 대다수이지만 10명 중 1명이라도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 가게를 운영하는 처지에서 곤란하다"며 "에티켓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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