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열려
LG 현주엽 감독, 입담 과시
"화려함보다 팀플레이 강조"

농구 중계와 예능 출연 등 방송에서 활약하다 프로팀 사령탑으로 코트에 돌아온 현주엽(42) 창원 LG 감독의 입담은 여전했다.

현 감독은 1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유일한 '초보 감독'으로 나섰다.

처음 나오는 미디어데이 자리라 긴장될 법도 했지만 현 감독은 특유의 환한 미소와 넉살로 여유를 보였다.

참석자들이 다른 구단 선수나 감독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 순서부터 현 감독의 '예능감'은 빛을 발했다.

보통 감독은 다른 팀 감독을 지명해 궁금한 점을 물었으나 현 감독의 질문은 kt 선수 대표로 나온 김영환을 향했다.

"작년에 팀을 옮기고서 LG와의 경기에서 유독 독하게 마음먹고 경기하는 것 같다. 다시 LG로 돌아올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2018시즌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현주엽(왼쪽) LG 감독이 김종규와 대화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환은 "LG의 훈련량이 매우 많다고 하는데 제가 무릎이 좋지 않다"며 완곡한 거절로 응수했다.

'많이 먹기' 경쟁을 하는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식가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던 현 감독은 '먹방' 관련 질문엔 은근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SK 김선형이 "(LG) 김종규가 먹방에서 뒤지지 않는데 감독님이 보시기엔 어느 정도 수준이냐"고 묻자 "김종규가 평소엔 저보다 많이 먹지만, 날 잡아서 마음먹고 먹으면 아직 멀었다"면서 웃었다.

현 감독은 올 시즌 등번호를 바꾼 김종규가 "감독님의 농구 스타일을 배우고 닮고 싶어 감독님의 현역 시절 번호인 32번으로 바꿨다"고 설명하자 "김종규 선수의 마음가짐이 상당히 바람직하다"며 너스레를 떨어 또 한 번 웃음을 줬다.

하지만 데뷔 시즌 각오에선 '웃음기'가 싹 빠졌다.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데뷔 소감과 목표를 묻자 현 감독은 "제가 이상민 감독의 첫 시즌에 마음을 비우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마음 편히 얘기했는데 제 일이 되니 쉽지가 않더라. 굉장히 고생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LG 선수들이 편하고 화려한 것만 하려는 면이 좀 있었는데, 올해는 궂은일과 팀플레이에서 호흡을 맞추도록 방향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사령탑 중 현 감독이 큰 주목을 받았다면, 선수 중엔 전태풍(KCC)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전태풍은 상호 질문 순서에서 김선형을 지목하더니 "야, 너, 형들은 다 일찍 오고 시간을 맞추는데 혼자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인마∼"라며 애교 섞인 핀잔을 줬다.

'형님'의 일침을 받은 김선형은 "늦는 데는 핑계가 없다"며 미소로 사과했다. 감독 이름 삼행시로 시즌 각오를 드러내는 순서에서 김종규는 현주엽 감독의 '엽'을 도저히 떠올리지 못해 "너무 어려워서 못하겠다"며 포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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