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리멤버'학생 주도 … 전국 122번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못다 핀 꽃'에 비유해 배지를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한 마산무학여고 '리멤버(Remember)' 동아리 학생들이 이번에는 학교에 작은 소녀상을 세웠다.

학생들은 12일 오전 학교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중앙 현관 작은 소녀상 앞에서 건립식을 했다. 무학여고 작은 소녀상은 전국 교정에 122번째로 생긴 것이다.

학생들은 위안부, 독도, 동북공정 등 다양한 역사 문제를 알리고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꾸고자 지난해 3월 '리멤버'를 만들었다.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광고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김조은(중3) 학생이 지난해 웃는 소녀 얼굴에 '나를 잊지 말아요' 꽃말을 지닌 물망초 꽃 모양 머리핀을 단 배지를 제작했다. 배지를 판매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리멤버 학생들은 판매 수익금을 모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했다. 작은 소녀상 건립 모금 운동도 진행해 목표 금액인 60만 원을 달성했다.

창원시 마산무학여고 자율동아리 '리멤버' 학생들은 12일 작은 소녀상 건립식을 했다. 리멤버 학생들과 박원근 교장(맨 오른쪽), 서영수 교감(왼쪽 뒤), 허윤정 지도교사(맨 왼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산무학여고

리멤버 학생들은 모금 운동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자료를 만들어 캠페인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현재까지 배지 판매 수익금은 김양주 할머니 집수리 비용 200만 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 성금 200만 원, NC 다이노스 구단과 함께 캠페인 진행하는 데 214만 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 관련 문서 유네스코 등재 후원 250만 원, 나눔의 집 추모관 건립 후원 150만 원 등에 쓰였다. 학생들은 2차 수익금 후원할 곳을 논의하고 있다.

이효주(2학년) 양은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배지를 판매하면서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생활하기를 소망했다. 매일 지나가는 길에 작은 소녀상을 보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며 학교생활을 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서우(2학년) 양 역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이슈가 되었을 때만 사람들이 관심을 둔다고 지적하며 "학교 중앙 현관에 작은 소녀상을 세움으로써 많은 학생이 일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을 기록하고자 전국에서 작은 소녀상 건립운동이 시작됐다. 경남에서는 지난 6월 창원중앙고가 작은 소녀상 '42호'로 첫발을 뗐다. 이어 창원 명곡고, 창원 용호고, 양산 효암고, 김해 장유고, 마산무학여고 등 12곳에 작은 소녀상이 건립됐거나 건립될 예정이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5명이다. 올해 5명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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