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합성1동 지하차도, 곳곳 누수·소음에 주민 불만
시 "보수부터" 소유권 이관 지연…공단 "계획 수립 중"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새 철로를 놓으면서 신설한 지하차도가 부실시공 의혹을 받으면서 주민들의 지탄이 쏟아지는데도, 공단 측은 5년 동안이나 '나 몰라라'로 일관해 공기업 갑질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창원 마산회원구 합성1동 주민 중 2400여 가구, 8000여 명이 이용해야하는 지하차도(보도)는 지난 2012년 완공됐다. KTX 선로가 놓이면서 기존 통행로가 사라졌고, 이를 대신해 철도시설공단에서 건설한 지하차도와 보도다.

12일 합성1동 지하차도를 찾았을 때 차도에는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지하 용출수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주민들과 마산회원구청 측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주민들은 바닥에서는 물이 솟고 천장에서는 물이 새는 지하차도를 5년 동안이나 이용해왔다. 지하보도 곳곳에는 물이 새는 걸 막기 위해 땜질한 자국이 있었고, 지하 용출수가 고여 있는 차도는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지하보도는 어두컴컴했고 KTX가 지나갈 때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굉음이 지하 공간을 가득 채웠다.

합성1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지하차도. /임채민 기자

이상춘 합성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뻥 뚫린 길이 없어지고 쥐구멍 같은 지하도를 이용하는 것도 고통스러운데, 하자가 계속 발견되는데도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정상적으로라면 창원시가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지하차도 소유권을 이관받아 관리를 해야 하지만, 아직 이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 창원시는 철도시설공단에 하자보수 없이는 소유권을 이전 받을 수 없다고 압박해 왔고 철도시설공단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무려 5년이나 흘렀다. 완공은 되었으나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한 지하차도(보도)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채 주민들의 통행로가 되어왔던 셈이다.

창원시와 철도시설공단이 하자보수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이 일대 주민들은 하소연할 곳조차 찾지 못한 채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창원시-철도시설공단-시공사'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할 뿐 민원 해결 의지가 없었다는 게 주민들의 불만이다마산회원구청 관계자는 "일단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게 급선무이기에 우리가(창원시가) 손해를 보고 양보를 하더라도 철도시설공단 측에서 굵직굵직한 하자에 대해서만이라도 보수를 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관계자는 "빨리 해당 지자체에 시설물을 이관해야 하지만 하자 보수 문제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자보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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