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의원 "지난 10년간 30억 투자 그쳤다" 지적
"자원 3사 공기업 부채 규모 눈덩이" 대응책도 촉구

올해 국정감사 첫날인 12일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국회의원이 에너지 관련 자료를 쏟아내 눈길을 끈다.

특히 김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업계의 새 먹을거리로 떠오른 원전해체산업에 대한 투자가 상당히 미미했다"는 직격탄을 날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 의원은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원전해체 관련 기관별 연구개발(R&D) 예산과 기술 확보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원전해체 R&D예산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은 472억 원을 투자했지만 국내 수력·원자력 독점 공기업인 한수원은 겨우 29억 7400만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수원은 2022년 시작하는 고리 1호기 해체를 바탕삼아 원전해체산업에 진출하고 이로써 국외 진출도 추진하는 등 해체 분야를 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원전해체 R&D 예산에 연평균 3억 원만 지출해 원전해체산업 투자는 미미했다. 2030년까지 수명이 끝나는 국내 원전만 12호기이고, 세계적으로는 259호기의 원전이 해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며 글로벌 컨설팅회사 딜로이트는 전 세계 원전해체 시장 규모를 약 440조 원(2014년 기준)으로 추정한다.

한수원은 원전 전력 거래로 수익의 90% 이상을 창출하며 지난해 매출 11조 2771억 원, 영업이익 3조 8472억에 이르는 초대형 공기업이다. 핵발전에 따른 과실만 취하면서 정작 공기업으로서 원전 수명 완료 뒤 해야 할 원전해체 준비는 국민이 내는 전력산업기반기금에만 맡겨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김 의원은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세계 원전해체시장 규모는 2030년 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한수원이 원전해체 R&D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 의원은 국내 자원 3사 공기업(한국석유·가스·광물공사)의 국외 자원 개발 투자 회수율이 38%에 그쳐 누적 순손실액만 13조 6000억 원이고, 부채 규모도 지난 10년간 40조 원이 늘어 국외 자원 개발의 정확한 실태 파악과 책임 규명, 선제적 부실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자원공기업 대형화 이후 투자액이 급증해 33조 원에 이르며 이 기간 중 투자 사업 부실화로 손실 규모가 급증했다. 현재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13조 6000억 원에 이르고, 이에 따른 자원공기업 3사 부채규모는 2007년 12조 8000억 원에서 올해 53조 원으로 40조 원이나 늘었다.

부실한 자원 개발 사례는 많다. 일례로 한국석유공사의 카자흐스탄 잠빌 사업은 당시 10억 배럴 규모 광구를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현재 이곳 원유 매장량은 당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9700만 배럴에 불과해 경제성 부족으로 지난해 사업에서 철수했다. 모두 4억 9400만 달러를 투자, 9900만 달러를 회수해 손실액은 4억 8400만 달러에 이른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더 큰 문제는 대규모 부채와 남아있는 부실 탓에 현재 국외 자원 개발 손실이 완료된 게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라며 추가 부실 방지를 위한 자원 개발 실태 파악, 책임 규명, 이후 대응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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