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마산구장서 준PO 3차전 재개
양팀 선발놓고 다른 선택
NC 불펜조 '휴식'에 화색
린드블럼 공략 여부 관건

비로 인한 휴식은 어느 팀에 호재로 작용할까.

12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다이노스와 롯데자이언츠의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아침부터 내린 비로 하루 연기됐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13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비는 4차전에서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하려던 NC와 5차전까지 시리즈를 연장하려는 롯데 양 팀에 여러 가지 변수를 만들었다.

◇NC 최금강 그대로, 롯데는 린드블럼 = 롯데 조원우 감독은 지난 11일 준PO 3차전이 끝난 뒤 4차전 선발투수로 박세웅을 예고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최금강을 내세웠다.

그러나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NC는 최금강을 그대로 선발투수로 예고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롯데는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에이스 린드블럼을 내세웠다.

린드블럼은 지난 8일 열린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NC 타선을 상대로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쳤다. NC 타자들은 린드블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다만, 끈질긴 승부로 투구수를 늘려 6회 만에 끌어내린 것이 소득이었다.

NC 타자들이 다시 만나는 린드블럼을 공략할 수 있을까. 린드블럼을 조기에 강판시키지 못한다면 시리즈는 끝장 승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 감독은 롯데와 마찬가지로 1차전 선발투수였던 해커를 4차전에 등판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금강을 밀어붙였다. 김 감독은 12일 "(최)금강이를 믿고 냈다. 생각하지 못한 카드인데 잘 던져준다면 팀에 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믿음을 보냈다.

올 시즌 최금강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7.33을 기록했다.

그러나 롯데전에서만큼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4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78로 뛰어났다.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한 성적이다.

3~4이닝 정도만 롯데 타선을 막아낼 수 있다면 이후에는 불펜 총력전도 가능하다. 김 감독이 기대하는 바도 그 정도다. 김 감독은 최금강에게 "부담 가지지 말고 던져라"고 주문했다.

◇'필승조 휴식' NC에 호재 = 뜻하지 않은 하루의 휴식은 불펜투수들에게도 달콤하다. 특히 NC가 더 득을 본 셈이다.

3차전에서 롯데는 김원중-배장호-이명우-장시환-박시영-김유영 등 불펜투수 6명을 썼지만 승부가 일찌감치 기울어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 등 필승조를 아낄 수 있었다.

반면에 NC는 구창모-김진성-이민호-원종현-임정호-이재학-임창민 등 7명을 투입한 데다 승리조를 모두 소모했다. 이들 가운데 이민호(36구)를 제외한 투수들의 투구수는 20개 미만으로 많지 않았으나 이틀 연속 등판하게 된다면 구위가 떨어질 수도 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힘있게 투구할 수 있도록 힘을 비축해야 한다"면서 준PO에서 불펜 투수들의 투구수를 조절해왔음을 밝혔다.

그런 점에서 무실점 완벽투 행진을 벌이고 있는 원종현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이다. 원종현은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PO까지 4경기에 모두 등판해 5⅔이닝을 던졌다. 누적 투구수는 60개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호투를 펼치는 원종현이지만 피로가 계속 쌓인다면 정규시즌 후반기처럼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휴식은 원종현 개인에게도, 팀에도 플러스 요인이다.

이 외에도 3차전에서 뜨거운 방망이를 뽐냈던 타자들의 타격감 유지가 변수다. NC는 3차전에서 홈런 5방 등 13안타를 몰아쳤다. 롯데도 12안타로 방망이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라는 야구계 격언처럼 순식간에 타자들의 타격감은 바닥을 칠 수도 있다. 김 감독도 "지난 경기 내용은 잊어야 한다. 좋은 기분은 갖되 좋은 타구는 빨리 잊어야 한다"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방망이를 크게 돌리다가는 경기가 꼬일 수도 있다. 결국 타자들이 평정심을 먼저 찾는 팀이 4차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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