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념일 지정 첫 기념식, 민간서 시 주최로 바꿔…행사 풍성·시민 참여 높아

'독재 타도 유신 철폐'를 외쳤던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식이 38년 만에 창원시 주최로 열렸다.

창원시가 그간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매년 열어온 기념행사를 올해부터 맡았다. 이는 지난 2월 창원시가 부마민주항쟁 정신 계승·발전을 위해 조례 제정을 통해 창원시 기념일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박정희 유신독재에 저항했던 부마민주항쟁 38주년 행사는 '제1회 창원시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이름을 달고 18일 오전 10시 30분 MBC경남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허진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김종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상임이사,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안상수 창원시장을 비롯해 민주화 운동 참가자,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부마민주항쟁 38주년 시민과 함께하는 제1회 창원시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18일 오전 MBC경남홀에서 열렸다. /김구연 기자 sajin@

안 시장은 기념사에서 "부마민주항쟁은 3·15의거와 더불어 민주성지 옛 마산의 자존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혼이 깃든 시민의 커다란 자산"이라며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기록사업을 추진하는 등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마민주항쟁 뜻을 받들고 자라나는 세대가 그 정신을 이을 수 있도록 기념사업 추진 약속을 이행하게 된 데 대한 뿌듯함을 표하며 부마민주항쟁 계승 의지를 강조했다.

허 회장은 민간 행사로 진행하던 것과 달리 창원시가 주관해 기념식을 열면서 풍성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독으로 기념식을 진행할 때는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중심이었으나 창원시가 주도적으로 행사를 하다 보니 시민 참여가 높아졌다. 부마민주항쟁 정신 계승에도 큰 힘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기념식을 찾은 김학규(59) 씨는 "중학교 재학 당시 많은 선배가 거리로 나서 독재타도를 외치는 모습을 봤다. 부마민주항쟁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민주화 운동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념식을 찾게 됐다"며 "이제라도 창원시 주관 아래 기념식이 열리는 만큼 지역 정치권이 나서 거리에서 유신정권에 맞섰던 분들의 명예를 되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 기념식에서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과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진상규명 위원회) 조사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세 이사는 "박근혜 정권에서 3년간 형식적인 조사를 한 것에 그쳐 진상조사보고서가 제대로 나오기 어렵다"며 "새 정부가 올바른 보고서가 나올 수 있도록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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