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병입라인 추가 등 전주·홍천공장과 사정 달라
무학 "매수 검토 가치 있다" 발언…시장 상황 관건

하이트진로가 맥주공장 1곳 매각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마산공장을 둘러싸고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하이트진로는 '시장의 관심도'를 강조했고, 지역 주류업체는 마산공장을 두고 '매수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9일 한 언론매체 보도와 관련해 '생산 효율화를 위해 맥주공장 중 1곳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맥주공장은 마산공장을 포함해 전북 전주, 강원 홍천 등 3곳이다.

매각 사실이 알려지자 하이트진로 노조는 지난 13일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총파업에 들어갔다. 6개 공장에서 진행하는 이번 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2300여 명 중 17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맥주(홍천), 소주(경기 이천) 각 1개 공장만 가동해오다 18일 마산공장 일부 노조원이 업무에 복귀함에 따라 마산공장 2개 라인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산공장 매각 가능성? =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연고지 격인 마산공장 매각 가능성이 가장 작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마산공장 리모델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소주 병입라인을 추가해 동남권 소주시장을 공략하고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현재 설비를 제작 중이며, 마산공장에는 병입라인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해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측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각 가능성은 3곳 모두 동일해보인다. 다만 하이트진로 측은 매각 공장 선정에서 관건은 '시장의 관심도'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줄어든 맥주 판매량을 볼 때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1개 공장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며 "어떤 지역이든 매수자 관심도가 높다면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하이트진로가 강한 매각 의지를 보이는 것은 맥주공장 가동률이 40%대까지 떨어진 데다 맥주 사업부문이 4년 연속 적자를 내며 1000억 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로서는 시간을 끌기보다 매각을 추진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창원에 본사를 둔 무학이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끈다. 무학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마산공장 매수는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는 부분"이라면서 "활용도에 대해 말할 시점은 아니다"고 답했다.

하이트진로가 처한 상황을 볼 때 무학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마산공장 매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타 공장도 매각설 주시 = 그러나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보다 수입 맥주회사나 사모펀드 등이 거론되는 데다, 전주·홍천공장 매각 가능성도 여전하다.

가장 불안해하는 곳은 전주공장이다. 신규 투자가 이뤄지는 마산공장과 맥주 필라이트를 생산하는 홍천공장과 비교하면, 반대로 매각하지 않아야 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전주공장 매각설이 나오자 전북 완주군과 완주군의회는 지난 17일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하이트맥주 전주공장은 명칭은 '전주'이지만, 소재지는 완주군 용진읍이다.

공동 성명에서 이들은 "최근 불거진 전주공장 매각설은 향토기업이자 이웃이나 다름없다고 느끼는 완주군민과 전북도민에게 큰 걱정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9만 6000여 군민과 함께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이 완주군과 지속적으로 동행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입장 철회를 촉구했다.

홍천지역에서도 공장 매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홍천공장에서 생산하는 필라이트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실적과 공장 가동률이 부진해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어느 지역이건 공장이 매각되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뚜렷한 계획이 나온 이후에도 한동안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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