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별·감동 뒤섞인 무대 '두 배'로 즐긴다
주세페 베르디 작품 <아이다>
26~28일 창원 성산아트홀 공연
관현악부·발레·'이중 신'장관

경남 초연을 앞둔 (사)경남오페라단 오페라 <아이다>는 이탈리아 가극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26번째 작품이다.

베르디는 총 28개 가극 작품을 남겼는데, <돈 카를로> 이후 4년 만인 1871년 <아이다>를 세상에 내놓는다. 초연은 1871년 12월 24일 이집트 카이로 스칼라 국립 가극장에서다. 총 4막으로 짜인 오페라는 사실 태어나지 못할 뻔했다.

원래는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치러지도록 작품 의뢰를 받았다. 베르디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첫 제안을 거절한다.

거듭하는 의뢰와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프랑스 이집트학 전문가 오귀스트 마리에트의 원작 이야기에 매료된 베르디는 거액의 작곡료를 받고 승낙한다.

1869년 11월 17일 수에즈 운하 개통 기념행사 하나로 이집트 총독 케디브(이스마일 파샤)는 카이로에 새로운 오페라 극장을 짓는다.

초연 일정은 이 스칼라 국립 가극장 완공 기념식이 예정된 1871년 1월이었다. 1870년 일어난 프러시아-프랑스 전쟁으로 계획이 틀려버린다.

파리에서 만들어 카이로까지 옮겼어야 할 무대 장치와 의상이 전쟁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것.

유럽 초연은 1872년 2월 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다. 작품은 대성공을 거둔다. 서사시를 연상케 하는 작품은 합창과 독창이 뒤섞여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관현악부까지 단단하게 구성해 복합적인 전개를 보인다. 발레도 중요한 요소로 추가했다.

작품은 고대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국경 분쟁이 씨실이면 세 명의 삼각관계가 날실을 이룬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테너),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소프라노),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메조소프라노)가 중심인물.

라다메스는 제사장 람피스로부터 자신이 에티오피아 정벌군 대장이 되리라는 신의 계시를 듣는다. 명예로운 순간, 라다메스는 복잡한 심정으로 '청아한 아리아(Celeste Aida)'를 부른다. 암네리스의 노예인 아이다는 사실 에티오피아 공주. 라다메스는 사랑하는 이의 조국을 정벌하는 처지인 셈이다.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암네리스는 자신에게 쌀쌀한 라다메스와 혼자서 우는 아이다를 보고 분노한다.

이집트 국왕 람피스는 결국 라다메스를 정벌군 대장으로 임명한다. '이기고 돌아오라(Ritorna vincitor)'가 흐르는 대목.

남은 아이다는 연인 라다메스가 이기면 아버지와 조국이, 아버지가 이기면 연인이 쓰러지는 상황에서 '이기고 돌아오라'는 아리아에 목소리를 더한다.

2막에서는 유명한 개선장면이 펼쳐진다. 여기서 '대행진곡(Grand march)'과 개선행진곡 '오라, 승리자들이여(Vieni, guerriero vindice)' 등이 이어진다.

화려한 2막이 끝나면 집에 가는 관객도 있다지만, 진정한 감동은 3·4막에 있다. 특히 마지막 4막에서 무대가 두 층으로 나뉘는 '이중 신'이 관객을 기다린다.

암네리스가 눈물을 흘리며 사원에 몸을 맡기는 위층의 모습과 라다메스와 아이다가 함께 세상과 작별하는 아래층의 모습을 한눈에 감상하게 된다.

오는 26·27·28일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 공연을 더욱 흥미롭게 즐기려면 관련 음반을 미리 듣는 것도 좋다.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고, 몽세라 카바예·플라시도 도밍고·페오렌자 코소토가 등장하는 1974년 음반과 스튜디오 녹음으로 완성된 2015년 음반 등이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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