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3개월 만에 코스피 상장 적격 판정…시초가 1만∼2만원 전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대규모 분식회계로 1년3개월간 중단됐던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주식 거래가 오는 30일 재개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우조선해양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주식은 오는 30일부터 매매거래가 재개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 등 문제로 지난해 7월15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심사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상반기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점, 부채비율을 크게 낮추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조선업황 전망 등 사업부문과 재무 건전성, 내부통제를 비롯한 경영 투명성을 중심으로 상장 적격성을 심사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0영업일 이상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가 재개된 기업에 해당돼 주식 거래재개 당일 기준가의 50∼150% 범위에서 호가를 받아 시초가를 결정하게 된다.

대우조선은 10분의 1 감자를 거쳐 현재 이론적인 기준주가는 4만4천800원으로 산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주가 흐름이 당분간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초가도 기준가의 절반 이하인 1만∼2만원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1만원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의견도 있다.

회사채 가운데 출자전환한 주식이 당분간 매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있고 대우조선해양이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펀드 자금 유출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들이 전환된 주식을 되도록 빨리 처분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수급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높은 영구채 비율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회계 규정상 영구채는 자본으로 간주하나 투자자들이 부채로 받아들일 경우 주가가치는 더 떨어진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보수적으로 해석해 영구채를 부채로 보면 주당순자산가치(BPS)는 1만8천400원이지만 여기에 조선업종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7배를 적용하면 시초가는 1만2천원 정도"라며 "영구채를 자본으로 봐도 시초가는 3만원을 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적 전망은 양호한 편이어서 중·장기 주가 흐름은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최진명 연구원은 "올해 들어 수주실적 개선으로 조선업의 중장기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며 "그동안의 수주 부진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매출 하향세는 이어지겠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내년 연말까지 주가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광식 연구원도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고에서 일반상선보다 마진이 좋은 LNG선 비중이 비교적 크다"며 "이 영향으로 내년 1분기까지 경쟁사 대비 실적이 더 좋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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