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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입시 중심 교육 탓에 '찬밥' 신세 된 교과서

[청소년신문 필통]교육 현장서 활용은 적어
교과서에 문제가 있을까?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을까?

2017년 10월 30일(월)
청소년 기자 박승민 webmaster@idomin.com

요즘 학교 수업 방식이 다양해졌다. 기존 강의식 수업을 비롯해 발표식 수업, 토론식 수업 등이 교실의 일상적인 풍경을 바꿔 놓고 있다. 어떤 수업방식에서든, 항상 수업 내용의 중심을 잡아주고 학생들의 학습목표와 그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있다. 바로 교과서다. 당연히 모든 수업은 교과서를 토대로 이루어져야 하고, 최고의 전문가와 오랜 기간 축적된 깊이 있는 연구의 결과로 개발된 교재인 만큼 학생들의 공부와 학력향상에 가장 기본이 된다. 교과서는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면, 국어 교과서의 문학이나 설명문을 읽은 후 교과 활동으로 글을 읽고 생각하게 된 점, 느낀 점을 친구들과 토론해보는 활동들이 포함되어 있다. 문학작품에는 작가의 의도는 있지만 그 자체에 정답은 없기에, 친구들과 자신이 문학 작품을 읽은 후 생각하게 된 점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이런 다른 생각들을 공유해 봄으로써 다양한 시각을 기르고 타인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수학 교과서에는 접근하기 쉬운 실제적인 예시를 먼저 들어주며 개념을 이해시키고, 그것을 추상적이면서 일반화된 개념으로 확장시켜 수학 개념을 알려준다. 이런 식으로, 교과서는 우리에게 '깊이 있는 공부'를 유도한다.

교과서와 교과서 대신 사용되는 수능특강 문제집.

공부는 느릿느릿하고 깊이 있게 하는 것이 좋다. 결과적으로 효율이 높고 다른 영역에도 적용하기 쉬우며, 학습 자체에 흥미도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입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모든 것이 대학입시에 맞춰져 있다. 그러므로 느린 공부를 실현하기는 불가능하다. 우선 문제를 풀어서 맞혀야 하니까. 교사들의 노력에도 종종 교과서는 찬밥신세가 되어버리는 이유다.

한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의 가장 앞 페이지에는 '구조&기능'이라는 제목의 페이지가 있다. 교과서의 한 단원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또 그 구성마다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예를 들면 준비, 듣기, 읽기, 문법 등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이런 교과 활동들은 단순한 기출문제집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영어를 바라보게 해주고, 영어를 활용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 교과서의 읽기 부분만을 사용해 수업한다. 읽기 부분에만 긴 영어지문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 지문에서 문법적 요소와 단어, 해석 방법 등을 알려주면서 수능을 대비시키거나, 내신 시험에 지문의 내용을 출제한다. 이렇게 수업하게 되면 학력평가나 수능에서 영어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공부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영어 문화권의 언어를 통해 그 문화를 이해하고 그 언어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지, 영어 절대평가의 1등급 같은 것이 아니다. 교과서 활용 방식에서 지금은 자연스레 듣기, 말하기는 소외된다.

비단 영어뿐만이 아니다. 체육, 음악, 미술을 포함한 예체능 교과서도, 학교 현장에서는 제대로 다양하게 사용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차라리 교과서를 구매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목적이 바뀐 느낌이다. 국수영 중심교육, 수능 중심교육은, 분명히 잘 만들고 학생에게 필수적인 교육과정을 모두 포함한 교과서를 교육현장에서 소외시킨다. 사실상 교과서가 필요없는 학교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또 그 교과서를 돈 주고 사야 한다.

둘 중 하나에 문제가 있다. 교과서에 문제가 있거나, 우리나라의 현행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청소년 기자 박승민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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