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남기고 23일간 연장…산업은행, 환급보증 미정
도, 정부·금융권 지원요청

31일까지였던 STX조선해양의 선수금 환급보증(RG)발급 기한이 한 달 가까이 연기됐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산업은행의 RG발급을 촉구하며 지난 30일부터 진행한 서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앞 노숙 농성은 1박 2일로 중단했다.

STX조선 측은 외국 선사가 지난 30일 RG발급 기한을 10월 31일에서 11월 23일까지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STX조선은 선박을 수주했지만, 선박 계약을 위한 국내 금융권 RG 발급이 되지 않아 선사가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을 말한다.

STX조선은 기업회생 절차 이후 18척을 수주했고, 이 중 선박 5척에는 RG 발급이 이뤄졌다. 하지만, 10월 31일까지 RG 발급기한을 앞둔 선박 4척 탓에 애를 태워왔다. 이 선박 RG 발급이 되지 않으면, 연이어 다른 선박도 보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수주 계약이 취소되면, 조선소 운영이 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산업살리기경남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부터 STX조선 RG 발급을 촉구하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중형조선소 회생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시급한 현안인 산업은행의 RG 발급을 요청해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다.

대책위는 지난 30일에는 민홍철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면담을 했고, 롯데마트 창원점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 중이다. 지난 30일 금속노조 STX조선지회 노동자 130여 명이 서울 산업은행, 민주당 중앙당 등을 항의 방문했고, 노조 간부들은 민주당 중앙당 앞에서 노숙 농성까지 펼쳤다.

고민철 STX조선 지회장은 "오션골드 선사의 RG 발급 기한이 연기돼서 우선 한숨은 돌렸다. 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외국 선사의 RG발급 기한도 11월 24일이어서 2개 회사 RG 발급 기한이 한꺼번에 닥치게 됐다"며 "앞으로 대책위에서 협의를 해서 주별로 일정을 짜서 새롭게 서울 투쟁 등에 총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남도는 정부와 금융권에 RG 발급을 강력하게 요청할 방침이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RG발급 기한이 연기됐지만 RG 발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조만간 황종명 경남도의회 조선산업 위기극복 특위위원장 등과 함께 중앙부처와 은행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RG 발급을 포함한 중형조선소 생존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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