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홍준표 대표 후보 기준…김경수 출마 여부

내년 6월 경남도지사 선거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12월 초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과 홍준표 대표가 언급한 후보 기준 등이 여야 대결구도를 결정할 주요 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주목되는 건, 홍 대표가 가장 선호하는 도지사 후보로 알려진 이주영(창원 마산합포) 의원 출마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경선에 나선다는 건 결국 도지사에 뜻이 없거나 적다는 뜻이며, 낙선할 경우 '원내대표 안 되니 도지사로 나선다'는 여론이 생길 수 있어 출마가 부담스럽다. 이 의원 측은 "원내대표든 도지사든 지금 이름이 거론되는 건 의원 뜻과 무관하며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측근은 "홍 대표와 가까운 관계이고 또 홍 대표가 직접 이름을 꺼낸 적이 있어 자꾸 회자되는데 사실에 근거한 것은 없다"며 "물론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게 정치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이 의원을 비롯해 박완수(창원 의창)·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 등 3명을 차기 도지사감으로 꼽으며, 그중에서도 이 의원을 '가장 좋다'고 한 건 여러 배경이 있었다. 도내 최다선에 화려한 경력, 높은 인지도·영향력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등으로 제외되면 한국당 유력 주자는 박완수 의원이 이어받을 공산이 커 보인다.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말하자면 '경쟁력'이 최우선 기준이라는 것인데 박 의원이 그에 가장 합당한 후보라는 사실이 한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5~6일 도내 유권자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박 의원은 한국당 후보 적합도에서 11.1%를 얻어 안상수 창원시장(15.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안 시장은 재선 도전을 못박은 만큼 박 의원이 사실상 1위인 셈이다.

여야 통틀어 도지사 적합도 조사에서도 박 의원(8.1%)은 17.0%로 1위에 오른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의원과 안상수 시장(10.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박 의원은 "지금은 국회의원 본분에 충실할 때"라는 입장이지만 행간에서 읽히듯 여지를 닫지 않고 있다.

여권은 김경수 의원이 압도적 지지도를 보여 고무돼 있지만 상황이 복잡하다. 김 의원이 여전히 출마에 부정적인 데다 다른 후보, 즉 민홍철(김해 갑) 의원이나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홍철 의원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도지사 선거에서 필승 카드를 내세우겠다. 반드시 승리해 홍준표 대표를 물러나게 해주겠다"고 했다. 이 기준과 원칙에 따르면, 당연히 후보는 김경수 의원이어야 하지만 국회 입성 2년도 안 돼 의원직을 내던질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나오는 전망이 여야, 특히 선두를 다투는 민주당과 한국당 간에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 싸움 가능성이다. 즉 경쟁 정당 후보가 누구인지 지켜보고 자당 후보를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 각 정당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시나리오다.

후보 공천 또는 선출 시점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쪽은 일단 한국당이다. 홍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내년 1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2월 공천 완료라는 지방선거 일정표를 제시한 바 있다.

물론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후보가 김경수 의원이냐 아니냐에 따라 한국당 후보를 누구로 할지 선택 폭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득표력이 비교적 약한 후보가 나서면 홍 대표 최측근이자 그가 '두 번째로 선호하는' 윤한홍 의원도 해볼 만한 선거가 될 수 있다.

아직 공천 일정이 나오지 않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박 의원이냐 윤 의원이냐, 혹은 이주영 의원이냐에 따라 김경수 의원을 차출할지 말지 결단을 달리할 수 있다. 윤 의원이 나서면 다른 사람으로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고 박 의원 등이 나서면 반대로 '김경수 카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향후 또 다른 반전이 있을지 모르나 어쨌든 양당의 '필승 후보'는 대략 윤곽이 잡혔다. 누가 먼저 패를 열어 보이느냐에 차기 도지사 명패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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