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남본부 세미나 열고 '산업구조 고도화'등 경남경제 발전 방향 모색

"경남지역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 필요성은 눈앞의 현실이다. 또다시 선택과 집중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15일 오후 본부 3층 강당에서 지역 경제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는 제조업이 과거 경남경제를 이끄는 동력이었지만, 앞으로 되레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나타냈다. 더는 도내 산업구조 재편 노력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은 '무엇을? 어떻게?'의 문제다.

◇기계산업 부진 = 정영철 한국은행 경남본부 과장은 '경남지역 기계산업의 부진요인 분석 및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경남지역 기계산업 '업체', '고용인원' 모두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한 '기계 수출'은 지난 2011년 118억 4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걸으며 지난해는 96억 1000만 달러로 떨어졌다. 이 밖에 '경남지역 제조업 내 기계산업 생산액 비중'은 2007년과 비교해 2015년 4.9%p 축소됐다.

정 과장은 이 같은 부진에 대해 △선진국 경기 둔화 및 중국의 성장세 약화로 수출 위축 △중국 중간재 산업 육성으로 자국 부품·소재 수입 규모 감소 △국내 기계업체 기술력 수준 경쟁국보다 상대적 퇴보 △경남지역 기계업체들이 연구개발 투자에 소극적인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계 관련 서비스 부문 강화를 강조했다. 정 과장은 "선진국 주요 기계업체들은 IT 프로그램 개발 및 정보 네트워크 구축으로 수익 창출원을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 지역도 제품설계에서부터 사후 서비스에 걸쳐 수익 창출원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자동화설비 구축과 대기업-중소기업 간 연계로 생산성 향상과 기술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주최로 15일 열린 '경남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산업구조 고도화 = 이동희 산업연구원 박사는 '경남지역의 서비스산업 활성화 전략' 주제발표에서 "지역경제 안정성을 강화하면서 성장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남 주력 제조업이 위축됨에 따라 지역경제 전체가 악화하는 추세"라며 "특히 지역 서비스산업 다양성은 전국과 비교해 크게 낮으며, 2008년 이후 특화보다는 평준화·단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이 박사는 "과학기술서비스·연구개발 등 제조엔지니어링과 관련한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디딤돌 삼아 전체 서비스업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경남뿐만 아니라 부산·울산 등 동남권을 수요처로 하는 제조엔지니어링 클러스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례 제정 필요 = 김태영 경남발전연구원 박사는 '경남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제안' 발표에서 관련 조례 제정을 강조했다.

김 박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도내 콘텐츠산업 사업체는 4972개였다. 종사자는 1만 5971명으로 게임 3927명, 음악 3857명, 출판 3115명 등이었다. 도내 총생산액 103조 9950억 원 가운데 콘텐츠산업은 1조 3170억 원으로 1.3%에 머물렀다.

김 박사는 "도내 콘텐츠산업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재정·인력 여건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4년 10월 경남 지역문화진흥 조례가 제정됐지만 콘텐츠산업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체계적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국적으로 관련 조례를 제정한 곳은 부산·대구·인천·경기·강원·전북·경북이다.

김 박사는 조례 제정에 포함해야 할 내용으로 △중장기 기본계획 △저변 확대에 관한 사항 △기초자치단체 지원 △전문인력 양성 △문화산업진흥지구 조성 등을 들었다.

이어진 자리에서는 김경원 경상남도 경제정책과장, 윤종수 창원상공회의소 팀장, 이미숙 창원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한편,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축사를 통해 "지역 경제계 리더들이 도내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을 머리 맞대 잘 짜주시면, 도에서는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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