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세월호·고령화…감춰진 내면의 현실·진실 담아

경남교육청 2층 중앙 입구, 철조망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 벽면에 걸려있다. '분단의 타임라인'이라는 이름을 단 작품이다. '제주 구럼비', '위안부 할머니', 'DMZ의 평화'라고 적힌 다른 그림과 설치 작품도 복도 하얀 벽을 채웠다.

경남민족미술인협회(이하 경남민미협)가 경남교육청 2층 복도갤러리에서 2017 회원전을 열고 있다.

회원 12명이 참여해 회화, 공예 등 29점을 내놓았다.

주제는 직접적이다. 민미협이 걸어온 길 그대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풀어냈다.

신미란 작 '세기를 너머'

노경호 작가는 '빨강도 싫다. 파랑도 싫다. 저놈의 철조망 제발 좀 걷어내자.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라고 제목을 단 그림을 그렸다. 위아래로 나누어진 붉은색과 청색 가운데 철조망이 그려져 있다.

노란 리본이 밥그릇에 수북이 담겨있는 이경미 작가의 '세월호 눈물밥'은 아름다운 색채를 보고 감탄만 할 수 없다.

민미협은 촛불 혁명, 쌀값 보장, 결혼 이주, 고령화 등 사회문제를 이야기했다.

성춘석 작 '분단의 타임라인'

미술관 '화이트 큐브'가 아니라 교육청이라는 곳에서 마주한 그림은 단순한 작품만이 아님을 잘 말해준다. 교육감실과 부교육감실 문을 열기 전 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손짓은 어쩌면 소외되고 외면당한 진실을 알리고 그래도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말해주는 듯하다.

성춘석 지회장은 "지역 미술계에 첫발자국을 뗀 지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시절, 미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줄 알았다. 지역 노동자와 판화를 파고 열사의 초상을 그렸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우리는 여전히 감추어진 내면의 현실을, 진실을 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시는 12월 22일까지. 문의 010-5508-8664.

신희경 작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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