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인 요즈음 배춧값이 하락하여 밭을 갈아엎고 있다. 지어 놓은 농사를 포기하는 것은 기회비용을 포함하면 몇 배의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인건비를 들여 시장에 출하해 보아야 손해가 나기 때문에 출하를 포기하는 것이다.

왜 이 같은 현상이 매년 발생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올해 얼마의 물량이 필요하고 얼마가 소비될 것인지를 관행과 감각을 통한 예측이 아니라 종합적인 영농 자료를 빅데이터화하여 결과를 제공하면 농민은 이를 바탕으로 취사선택(取捨選擇)하여 농업에 활용, 다소간의 수급조절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또한, 농민은 돈이 되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 어떤 생산량에 대한 규칙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농민이 한 해 동안 피땀 흘려 지은 농작물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사전 맞춤형 농업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하루빨리 농업 빅데이터를 구축, 결과 상시 제공으로 농산물 과잉생산과 수급조절의 어려움을 없애야 한다.

농산물이 과잉생산이라도 되면 속성상 부피는 크고 보관이 어려워 결국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 손해를 보면서 왜 농사를 짓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런 농업 덕분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혜택을 누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차를 타고 가면서 바라보는 탁 트인 논밭의 풍경도 농촌이 주는 그러한 즐거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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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농업을 경제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논은 56조 3994억 원, 밭은 11조 2638억 원으로 67조 6632억 원에 달한다. 논과 밭은 식량생산이라는 고유의 역할 이외에도 부수적으로 환경을 유지·보호하는 홍수조절, 수자원 함양, 대기정화, 수질정화, 토양보전 등 다원적 기능을 갖고 있다. 이처럼 농업 농촌의 중요성과 공익적 가치는 국가경제에 수많은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제공하여 보호하고 육성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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