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사회 비판 등 캔버스·설치 작품에 담아

도내 미술단체를 이끄는 회장단이 모여 합동 개인전 '육각수'를 창원 성산아트홀 전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작품 창작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열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천원식 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이하 창원미협) 지부장은 제1전시장에서 열 번째 개인전 '천상의 선물' 시리즈를 공개했다. 작가가 최근 몇 년간 작업해 온 연작이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빚어낸 자연은 군더더기 없다. 덩어리를 중시하며 더 근원적인 자연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을 중심으로 가장 함축적인 단순화를 추구한다는 평을 받는다.

천원식 작가 작품.

정희정 창원미협 사무국장은 제2전시장에서 '자연을 닮다'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신비로움을 간직한 캔버스 속 그녀는 작가의 섬세한 터치로 살아난다. 수채화의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여인의 숨결 같다.

정 사무국장은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온몸에 전기가 흐른다. 내 분신들이 나의 공간을 자유로이 활보했음을 느낀다"고 했다.

임덕현 작가 작품 한 부분.

우순근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경남지회 사무국장은 제3전시장에 그림을 내걸었다.

기존에 선보였던 언덕과 길, 집이 중심이었던 것에서 벗어나 억새가 장지 속에 자랐다.

전시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대작(가로 13m, 세로 1.5m)은 한국화를 그려온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김재호 창원미협 수석부회장은 제4전시장에서 열두 번째 개인전을 열고 30년 여정을 갈무리했다. 대학시절 만들었던 설치 작품과 다양한 색면 회화를 내놓았다.

정희정 작가 작품.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드로잉·자연·공간·소리"라고 말한다. 마주한 자연을 드로잉하고, 지우며 단순화하면서 공간을 채운다. 이때 소리가 늘 존재한다. 평소 음악을 듣고 작업하는 것을 즐기는 작가는 캔버스 속에 운율을 그린다. 그렇다고 음악만이 소리가 아니다. 풀이 깨어나는 것, 바람이 지나가는 것 또한 소리이자 음악이다.

이병호 경남미술협회 경상남도지회 사무국장은 제5전시장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고 위트와 재치있는 조각을 공개했다.

키보드 위에 올려진 돌덩이, 벽면에 걸린 누군가가 내민 혀.

작가는 "나를 '컴알못'이라고 한 것에 부아가 치밀었다. 너는 키보드 위의 수많은 자판이 눌려 모니터 화면 위에 보여주는 원리를 아느냐? 온갖 '먹방'인데 맛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병호 작가 작품.

작가의 엉뚱하면서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이 엿보인다.

임덕현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경남지회장은 스물네 번째 개인전을 제6전시장에서 열었다.

'자연+흔적-신의 천국 2017'이라는 이름으로 숲, 산, 마을, 경비행기를 그려냈다. 작품마다 기법을 달리해 표현한 한국화는 색채에 매료된다. 특히 캔버스를 거의 뒤덮은 나뭇잎은 관람객을 압도한다. 늦가을에 만나 더 반갑다.

작가는 "행정업무를 보는 회장단이 모여 전시를 함께 연 것은 처음이다"며 "서양화 둘, 한국화 둘, 조각가 둘의 작품을 비교해보면 보는 재미가 더 커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7일까지. 문의 055-282-8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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