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발급…11척 정상 건조, 추가 수주 5척 RG발급 가능성 높아져

STX조선해양이 지난 23·24일 이틀 사이 수주 선박 7척에 대한 RG(선수금 환급 보증서) 발급을 받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로써 STX조선은 옵션 계약 포함 이미 수주한 선박 최대 11척이 계약 취소되지 않고 정상 건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TX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이 23·24일 발급 마감일을 맞았던 선박 3척과 4척에 대해 각각 RG 발급을 해줬다고 26일 밝혔다. RG가 발급된 7척은 발급 마감일이 23일이던 국내 선사 삼봉해운과 계약한 11K 석유화학제품운반선 1척·그리스 오션골드와 계약한 50K 석유운반선(탱커) 2척 등 3척, 발급 마감일이 24일이던 그리스 판테온사와 계약한 50K 석유운반선 4척이었다.

STX조선해양은 이번 RG 발급으로 기존 발급된 4척(우림해운 3척·삼봉해운 1척)을 포함해 모두 11척을 정상적으로 건조하게 된다. 11척을 정상 건조하면서 내년 상반기 독이 빌 염려가 거의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아직 RG 발급 마감일이 남은 우림해운과 계약한 11K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1척, 옵션 발효가 남은 그리스 오션골드 50K 석유운반선 2척, 그리스 판테온사 50K 석유운반선 2척 등 나머지 5척에 대한 RG 정상 발급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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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 / 경남도민일보DB

STX조선해양이 올해 안에 추가 수주를 하지 않아도 올해 수주했거나 올해 안 옵션 발효가 유력한 선박을 합치면 올해 수주·수주 예상 선박은 16척이다. 수주 (예상) 금액은 국내 2개 선사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6척 1170억 원, 그리스 오션골드 옵션 2척 포함 50K 탱커 4척 1억 4000만 달러(수주 당일 환율 기준 1566억 원), 그리스 판테온사 옵션 2척 포함 50K 탱커 6척 2억 달러(수주일 환율 기준 약 2230억 원) 등 모두 4966억 원에 이른다. 수주 선박과 옵션 발효로 수주가 유력한 5척에 대한 RG 발급만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내년 매출액은 제법 늘어난다.

16척이 정상 건조되고 이들 선박 건조금액이 대부분 내년 매출에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기업 회생 절차 당시 STX조선해양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담긴 내년 매출 예상액 3901억 원을 1000억 원 이상 넘긴다. 단순 비율로만 환산하면 채권단 제출 자구계획안에 담긴 내년 매출보다 127% 초과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가정은 엄연히 나머지 5척에 대한 은행권 RG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사고나 변수 없이 선박을 정상 건조한다는 조건 아래 현실이 될 수 있다. 또한, 올해 수주했거나 수주 예정인 선박 건조 시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야 이후 RG 발급이 손쉽고 빠른 회사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RG 발급은 STX조선해양 노사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요구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면서 가능했다. 산업은행에 제출한 노사확약서에는 △임금 동결 등 인건비 절감 △유·무급 휴직 기간 확대 △쟁의행위 금지 △이후 산업은행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노사확약서에는 없지만 산업은행이 줄곧 요구해온 고정비 30% 추가 축소를 노사가 받아들이면서 실타래가 풀렸다. 산은은 애초 고정비 30% 추가 절감을 위해 인위적인 인력감축(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다가 한발 물러서서 노사 자율 협의로 시행하라고 바꿔 요구했다. 물론 고정비 30% 축소 요구는 여전히 남아있어 이후 STX조선해양 노사의 추가 고통분담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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