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식·허성무 민주당 창원시장 출마예정자 여론전
"광역시 가능성 제로"-"재개발 위주 도시재생 안돼"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내년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과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최근 주요 창원 시정 현안에 대한 언급량을 늘려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공약'을 알리는 행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이 그려나갈 창원시정의 큰 그림을 제시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현 안상수 시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방정권 교체' 여론전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권 출범을 전후해 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 상승세가 나타나는 만큼 두 인사 간 치열한 경선전이 예고된다.

전 전 부시장은 지난달 25일 <꿈꾸는 택시운전사, 전수식>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고 출판기념회를 연 데 이어 지난 15일 '블로거 간담회'를 기점으로 자신의 창원시정 구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이 지난 15일 블로거 간담회를 하는 모습./독자 이춘모 씨

전 전 부시장은 마창진 통합의 아쉬움을 지적하면서 광역시 승격 운동에 대한 견해를 묻자 "광역시는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고, 될 가능성도 제로"라고 못박았다. 전 전 부시장은 "광역시는 전국 단위의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맞물려 있다. 내년에 지방분권 개헌이 이루어지면 지방체제 개편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도시 관리는 30만∼50만 명 인구선이 적당한데, 그걸 그대로 뒀어야 하는데 억지로 통합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니까 그 타개책으로 광역시를 추진하고 있다. 정치적 제스처"라고 덧붙였다.

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서는 "먼저 도시가 깨끗해야 하는데 어정쩡한 상태다. 박하게 말하면,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을 합하면 창동이나 부림시장 오동동 일대 땅의 반쯤은 확보했을 것"이라며 "옛날에 비해 나아졌는지 모르겠지만, 관건은 마산 외곽에 제조업 등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여러 시사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한창 높여가는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지난 22일 지역 청년 모임에서 초청한 '호프 미팅'에 참석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콘텐츠 제시 행보에 나섰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기울일 때 경남의 미래가 밝다'는 모토로 창립한 '더 경청'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허 전 부지사 역시 주요 창원시 현안을 자세하게 밝혀나갔다.

허 전 부지사는 "광역시 문제는 찬반을 떠나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이 시점에 광역시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건 혹세무민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창원시 광역시 공약을 채택한 곳은 없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100만 이상 도시에 더 많은 권한을 줘 시민들에게 행정 편의를 주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그래도 창원이 어려운데 광역시 돼서 도청이 빠져나가면 어떻게 되겠나.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하지만 법안 소위에서 전혀 논의가 안 되고 있다. 더는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지난 22일 마산합포구 청년 모임 초청 호프미팅을 하는 장면. /독자 송정훈 씨

또한 도시재생과 마산·창원·진해 균형발전에 대한 질문에 "마산과 진해 지역 대부분은 자연발생적 도시 환경으로 재생 사업이 필요한데, 지금은 재개발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건설업자들만 이익을 보는 재개발이 아니라 기존 삶의 공간을 존중하면서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의 재생 사업에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재생 사업에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기에 우리 지역 사정을 잘 연계시켜서 공동체 파괴가 아닌 시민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전 전 부시장과 허 전 부지사는 굵직굵직한 창원시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으며, 공약화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통합2기 창원시정을 둘러싼 이들 민주당 인사의 문제제기는 더욱 공세적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커 보이며, 자유한국당 후보군과 정의당 등 진보진영 움직임도 점점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실 적용 가능한 정책과 실질적인 행정으로 응답해야 할 안상수 시장의 대응도 더욱 치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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