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선박 7척 선수금 환급 보증서 발급받아…최대 11척 정상 건조
산은 '고정비 30% 삭감'요구에 직원 희망퇴직 접수

STX조선해양이 27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는 RG(선수금 환급 보증서)가 발급됨에 따라 최근 STX조선해양이 산업은행에 약속했던 고정비 절감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3·24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선박 7척에 대한 RG를 발급받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로써 STX조선은 옵션 계약 포함 이미 수주한 선박 최대 11척을 계약 취소하지 않고 정상 건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측은 당장 2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해 고통 분담이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에 RG가 발급된 7척은 발급 마감일이 23일이던 국내 선사 삼봉해운과 계약한 11K 석유화학제품운반선 1척·그리스 오션골드사와 계약한 50K 석유운반선(탱커) 2척 등 3척, 발급 마감일이 24일이던 그리스 판테온사와 계약한 50K 석유운반선 4척이었다.

STX조선해양 40만톤급 VLOC[1].jpg
▲ STX조선 건조 선박 모습.

STX조선해양은 이번 RG 발급으로 기존 발급된 4척(우림해운 3척·삼봉해운 1척)을 포함해 모두 11척을 정상적으로 건조하게 된다. 11척을 정상 건조하면서 내년 상반기 독이 빌 염려가 거의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아직 RG 발급 마감일이 남은 우림해운과 계약한 11K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1척, 옵션 발효가 남은 그리스 오션골드 50K 석유운반선 2척, 그리스 판테온 50K 석유운반선 2척 등 나머지 5척에 대한 RG 정상 발급 가능성도 커졌다.

STX조선해양이 올해 안에 추가 수주를 하지 않아도 올해 수주했거나 올해 안에 옵션 발효가 유력한 선박을 합치면 모두 16척이다. 수주 (예상) 금액은 국내 2개 선사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6척 1170억 원, 그리스 오션골드 옵션 2척 포함 50K 탱커 4척 1억 4000만 달러(수주 당일 환율 기준 1566억 원), 그리스 판테온 옵션 2척 포함 50K 탱커 6척 2억 달러(수주일 환율 기준 약 2230억 원) 등 모두 4966억 원에 이른다. 수주 선박과 옵션 발효로 수주가 유력한 5척에 대한 RG 발급만 제대로 이뤄지면 내년 매출액은 제법 늘어난다.

16척이 정상 건조되고 이들 선박 건조 금액이 대부분 내년 매출에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기업회생절차 당시 STX조선해양이 법원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담긴 내년 매출 예상액 3901억 원을 1000억 원 이상 넘기게 된다.

그러나 산은의 고정비 30% 추가 절감 요구는 노사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고민철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장(노조 위원장)은 "2013년 이후 희망퇴직은 과거에도 시행해온 사안이고, 이번에는 사측이 예전보다 금액을 높여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조 내부에서는 이걸 내지 말자고 하지만 정년 1∼2년 남은 조합원들이 제법 흔들리는 상황이다. 강제로 막는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답답하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고 지회장은 "산은이 고정비 30%를 줄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노조가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건 아니다. 산은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이건 희망퇴직 뒤 회사와 교섭을 통해 풀어갈 문제다. 사측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고 지회장은 "성동조선해양이나 우리 회사 등 중견조선소를 살리기 위한 정부 대책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예전처럼 몇 천억 원을 지원해달라는 게 아니다. 독만 비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지원하면 국내 중견조선소는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 하루빨리 정부 대책이 나오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월 1일 기준 STX조선해양 직원은 사무·설계직 681명, 일반직(현장직) 742명 등 모두 1423명(임원 5명 포함)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