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 페이스북에 개명 사실 이 의원과 무관 '선긋기'
"박근혜 밑에서 고위공직 전횡"-이 "대응하지 않을 것"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막역한 관계로 알려진 이주영(한국당·창원 마산합포) 의원을 향해 불쾌한 심경을 표출했다.

홍 대표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어느 분이 자기가 내 이름을 개명해 주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이기에 해명한다"며 "청주지검 초임 검사 때 청주지법원장을 하시던 분이 판사도 아닌데 이름 중간자가 '판' 자인 건 맞지 않다며 개명을 권유했다. 개명 절차는 판사가 아닌 법원장 소관으로 당시 개명은 어려웠지만 그분 권유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래 '홍판표'였던 홍 대표가 '준표'로 개명한 배경엔 각각 검사-판사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이주영 의원의 설득이 결정적이었다고 그간 알려져 왔다. 이 의원은 지난 2010년경부터 이 같은 주장을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펼쳤고 홍 대표도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기에 사실상 정설처럼 굳어졌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지난 어느 날, 홍 대표가 느닷없이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결심하면서 언론에는 또 과거 개명 일화가 수시로 회자하고 있었다. 특히 홍 대표가 이 의원 실명조차 거론 않고 '어느 분' '헛소문' '부적절' 운운까지 한 건 틀어진 정도가 간단치 않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친박진영 일각이 이 의원을 원내대표로 지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스스로 중립노선을 표방하긴 했지만 지난 정부 때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범친박계라는 꼬리표도 늘 따라다녔던 이 의원이다. 예의 친홍세력 또는 중립 성향 중심으로 이 의원을 원내대표로 민다는 이야기와 동시에, 친박계가 상대적으로 외연 확장에 유리한 그를 선택했다는 설도 끊이지 않고 있었다.

홍 대표 28일 페이스북 글로 이 같은 각종 설의 진위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는 판가름난 셈이다.

또 "최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사당화 운운 떠들면서 또다시 계파 부활을 시도하는 못된 사람들이 있다. 박근혜 사당 밑에서 고위 공직, 당 요직 다 차지하면서 전횡하던 사람들과 아무런 소신없이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홍준표 사당화 운운하다니 가소롭기 그지없다"는 26일 홍 대표 발언의 타깃도 이 의원일 가능성이 커졌다.

검사-판사 시절은 물론, 정치권 입성 후 신참 국회의원으로서 또 경남도지사-국회의원으로서 끈끈함을 유지했고 얼마 전 홍 대표가 "가장 선호하는 경남지사 후보"라고 했을 만큼 상호 신뢰가 깊었던 둘 관계가 당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금이 가는 것이다.

이 의원은 홍 대표 글과 관련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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