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대표팀 주장·간판 골잡이
평창 동계올림픽 득점 '포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본선 B조에서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7위)과 맞붙는다.

A조의 미국(1위), 캐나다(2위), 핀란드(3위), 러시아(4위)에 비교하면 한 단계 아래지만 세계 랭킹 22위인 우리에게는 여전히 벅찬 상대다.

1승만 거둬도 기적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B조에서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로 꼽히는 게 아시아 최강인 일본 정도다.

하지만 지난 27일 충북 진천의 진천선수촌 빙상장에서 만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에이스 박종아(21)는 "우리의 목표는 일본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동메달"이라며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모든 선수가 합심해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황한 꿈이라고 치부할지 몰라도 박종아의 말이기에 믿음이 갔다. 박종아는 대표팀의 주장이자 간판 골잡이다. 대표팀에서 뛰는 귀화 선수 4명(박은정, 임진경, 박윤정, 랜디 희수 그리핀)이 세계적인 레벨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선수가 바로 박종아다.

박종아는 강릉 경포여중을 졸업하고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혜성여고로 진학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대표팀 훈련장이 태릉에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박종아를 두고 아이스하키에 미쳤다고 말한다. 그 열정이 지금의 박종아를 만들었다.

지난 27일 충북 진천의 진천선수촌 빙상장에서 만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에이스 박종아(21) 선수. /연합뉴스

아이스하키에 더욱 매진하고자 다니던 고등학교까지 그만두고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 그는 캐나다 주니어리그에서 두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15년 2월 캐나다대학 스포츠 1부리그(CIS) 서스캐처원대학교에 스카우트되는 기쁨을 안았다.

하지만 박종아는 그 대학에 입학하는 대신 대표팀에 합류했다. 온전히 평창 동계올림픽에만 집중하고 싶어서였다.

한국은 지난 7월 스웨덴과 두 번의 평가전에서 각각 0-3, 1-4로 패했는데, 유일한 골을 터트린 선수가 박종아였다.

현재 박종아는 오른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지난 20일 시작된 진천선수촌 합숙 훈련에서 박종아는 이날 처음으로 가벼운 팀 훈련을 소화했다. 부상 선수임을 드러내는 노란색 저지를 입고서 훈련했다.

박종아는 물론 대표팀 선수들은 올림픽 무대에서 경험을 얻는 것으로 만족할 생각이 전혀 없다.

승리와 환호에 굶주린 선수들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승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박종아는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며 "꼭 득점에 기여해서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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