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예술시장'열어…다양한 테마로 사람들과 소통
강연·생활예술 등 콘텐츠 강화…새로운 만남 꿈꾸며 '문 활짝'

<서피랑이야기>를 연재하는 이장원 씨는 자칭타칭 '서피랑지기'입니다. 통영 서피랑은 동피랑 건너편에 있는 언덕인데 최근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명소입니다. 장원 씨는 개중에서도 유명한 99계단 바로 곁에 삽니다. 원래 예술 소품 제작·판매, 문화 기획 같은 일을 하다가 서피랑에 정착한 지금은 통영시 문화해설사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참 잘도 흘러갑니다. 제가 통영에 온 지도 어느새 2년 반이 다 되어가고 더불어 서피랑에 들어온 지도 어느새 2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슬럼프와 위기도 여러 번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직 서피랑에서 제가 무언가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장원 씨.

가족들조차도 저를 이해하지 못하고 통영분들에게서는 도대체 정체가 뭐냐는 소리를 종종 듣는 등 정말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서피랑지기'를 자청하며 서피랑이란 주제를 활성화하려고 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습니다. 운 좋게도 저의 바람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도 가끔은 지칠 때가 있어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고마 다 접고 조용히 살까' 하는 생각을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지만 있는 공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만날 제자리서 맴도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혼자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몇 번의 시도를 통해 구성원을 모아 함께 만들어 가보고 싶었지만 그것도 참 제 뜻대로 잘 안 되더군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혼자서 하면, 저의 뜨거운 열정이 사그라질 수도 있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서피랑공작소와 쌀롱드피랑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선생님들을 한 분 한 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이름으로 서피랑공작소를 더 재미나고 즐거운 공간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영리예술단체 '쌀롱드피랑' 결성 = 쌀롱드피랑(Salon de Pirang)이라는 이름은 제가 서피랑에 오고 만든 것 중 하나입니다. '테마가 있는 체험관광형 예술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통영을 배우며 통영스러운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취지입니다. 살롱(Salon)은 '고급예술상점', 드(de)는 '~에서', 피랑(Pirang)은 '벼랑'을 뜻하는 통영말입니다. 전체를 해석하면 '피랑에서 열리는 예술상점(예술파티)'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누구나 서피랑공작소에 오면, 그리고 쌀롱드피랑을 만나면 좀 더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리고 찾으시는 분께 늘 새로움과 즐거움을 가득 안겨줄 수 있도록 발전하고자 합니다.

서피랑에서 시작하는 테마가 있는 예술시장 '쌀롱드피랑'./이장원

쌀롱드피랑의 태동은 지난해 12월 31일 매직마켓 '오즈의 맙소사'라는 걸 진행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멤버 구성이 여의치 않아서 제대로 못 하고 기획만 해오다가 올해 8월 제대로 멤버가 구성되면서 9월 구구데이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예술시장을 열면서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복합문화감성공간 '서피랑공작소'와 함께 테마가 있는 예술시장 '쌀롱드피랑', 추억을 파는 가게 '구구상회' 등 다양한 테마로 대중과 문화로 소통할 수 있는 즐거운 활동들을 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즐거운 분들과 많이 소통하고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지역관광콘텐츠 기업을 향해 = 시작은 서피랑이지만 크게는 통영을 생각합니다. 예향 통영에 넘쳐나지만 잠자는 많은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재구성해 다시금 살아 숨쉬게 하는 일, 제2의 통영르네상스 불씨를 지피고 싶습니다. 쌀롱드피랑은 사실 하나의 장르나 형태가 아닌 조금 복합적인 네트워크로 구성되는 새로운 개념의 예술시장이 될 것입니다.

이는 제가 그간 축적한 문화자산과 경험을 모두 쏟아 만들어진 기획입니다. 저는 2010년 중국에서 근무하다 나온 후부터 지속적으로 문화기획자와 생활문화 활동가로 활동해왔습니다. 서피랑에서는 서피랑지기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제는 통영 문화관광해설사도 하고 있습니다. 통영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더 커졌는데, 이것을 기반으로 하나둘 기획된 것이 쌓이다 하나의 패키지처럼 구성이 된 것이 쌀롱드피랑입니다.

서피랑에서 시작하는 테마가 있는 예술시장 '쌀롱드피랑'./이장원

앞으로 문화, 예술, 관광, 체험, 전시, 강연, 학습, 소통, 경제, 나눔, 공공미술, 생활예술, 생활문화, 문화플랫폼 구축, 자발적 사회적기업, 콘텐츠 재생산 등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융합해 진행할 것입니다.

쌀롱드피랑은 이렇게 통영에서 시작하지만, 저는 더 넓은 세상을 꿈꿉니다. 앞으로 제가 전국적으로 다져놓은 다양한 문화 인프라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연계로 인근 도시와 관광네트워크를 구축해 더욱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냄으로써 원스톱 형태의 관광사업을 진행하고 지역 기반 관광콘텐츠 생산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서피랑공작소, 그리고 쌀롱드피랑을 많이 응원해주세요. 시작은 작았지만 이제 날개를 펴고 하늘을 훨훨 날아보겠습니다. 문화예술로 함께 즐겁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세상을 꿈꿉니다.

서피랑지기인 저는 서피랑에 삽니다. 언제나 여러분과의 만남을 기대합니다. 'Art For Your Life!' 쌀롱드피랑, 서피랑을 만나면 행복해집니다. <끝> /시민기자 이장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