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은 지붕 없는 미술관' 에필로그다.

2014년 가을에 열린 창원조각비엔날레를 잊을 수 없다. 창동·부림시장에서 출발해 임항선을 따라 마산항 중앙부두, 돝섬까지 장장 몇 시간을 걸으며 취재했던, '아 언제 끝나나'라고 속으로 몇 번이고 생각했던 그날이었다. 원도심과 연결해 의미를 부여한 많은 작품이 도시에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비엔날레가 크게 아쉬웠던 나날이었다.

올봄 다시 창원조각비엔날레를 생각했다. 바로 공공미술을 들여다보면서부터다.

2012년부터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끝나고 공공미술로 돝섬과 용지호수에 남은 조각품 40여 점. 창원시가 조각공원이라고 이름 붙인 곳마다 자리를 잡은 작품 수십 점을 만날 때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래서 현대 추상조각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김종영과 추상조각의 거장 문신이 있고 세계로 이름을 알린 현재의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까지 더듬어 '창원은 조각도시다'라고 정의를 내렸다.

여섯 번의 연재 기사를 쓰면서 조바심이 났다.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문화 자산으로 빛을 내는 서울과 안양, 핀란드 헬싱키를 보고 나니 공공미술이라는 숙제를 껴안고 낑낑대는 창원시에 답을 던져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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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애초부터 해답이 없다. 어느 도시의 것도 벤치마킹할 수 없다. 창원이라는 도시에 잘 맞는 공공미술을 일상 속에 녹여내는 실험과 도전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당장 '밥 빌어먹고 사는 문제'에서, 치열하다 못해 자괴감마저 들게 하는 삶 속에서 낭만이나 떠들어댄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예술, 문화야말로 삶을 살아내게 하는 무언가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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