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발표에 슬로건 제시, 보폭 확대하며 이슈 선점
예비주자, 기반 확보 나서, 도의원 ⅓ 시장·군수 노려

지방선거 전(前)해 연말로 접어들면서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도내 선거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경남도지사, 도교육감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이달 중 속속 출마를 공개 선언하고, 출마예정자들이 출판기념회를 예고하는 등 세몰이에 나서는 모습이 점차 늘고 있어서다.

먼저 거창 출신으로 4선을 지낸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지난달 29일 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첫 여성 경남도지사'이자 지방선거 역사를 통틀어 '첫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되겠다는 포부다.

홍준표 전 도지사가 닦아 놓은 '미래 50년 전략'을 기반으로 경남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첨단·나노융합·항공산업 등 10개 성장벨트를 조성해 일자리 10만 개 창출, 가야문화와 남해해양시대 개막, 도내 2시간 생활권 등을 공약했다.

창원대 총장 출신인 박성호 전 국회의원은 지난 4일 경남도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냈다.

박 전 의원은 '교육 독립과 교육 자치'를 슬로건으로 정치화한 경남 교육을 바로잡아야 함을 강조했다. 창원대 교수와 총장을 지내며 몸소 체험한 교육 현실, 국회의원 시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활동을 하며 느낀 국내 교육 전반의 변화 필요성 등을 접목해 경남만의 특색있는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경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앞둔 인사도 있다. 강민국(자유한국당·진주3) 도의원은 이달 중 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기로 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강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우리 보수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다 젊고, 새로운 보수를 원하는 도민 기대에 부응하고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홍준표 전 도지사 비서실장, 정무보좌역, 도의원 등으로 활동해 '도정'만큼은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한다"며 기존 후보군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들 행보는 자유한국당 유력 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주영·박완수·윤한홍 의원 등이 아직 정중동인 상황인 점에서 출마 선언으로 먼저 자신의 보폭을 넓히고 현장에서 미리 선거 관련 각종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광역 외에 기초자치단체장으로는 김종부 전 창원부시장이 통영시장에, 차세운 전 합천군의원이 합천군수 출마 선언을 하고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

김해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정장수 한국당 당 대표 공보특보도 지난달 30일 <바람이 분다 사람이 좋다 정장수>라는 제목의 수필집을 발간하고 존재감 강화에 나섰다.

무겁고 딱딱한 정치·정책 관련 내용이 아닌 자신이 걸어온 진솔한 삶의 기록으로 유권자 감성을 자극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경남도의원들의 기초자치단체장 출마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도의회에서 각 시·군 자치단체장 출마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의원만 대략 17~18명에 이른다. 전체 55명 중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들 중 이성용(한국당·함안2)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함안군수에 뜻을 둔 이 의원은 오는 14일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지난 7년 동안 도의회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는 에세이 <영원한 함안인>, 함안 주민 200여 명을 직접 만나고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함안사람들> 두 권을 지역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의원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나를 많이 알릴 수 있도록 선거 준비를 하려다 보니 출판기념회를 일찌감치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출마자 또는 출마예정자들은 이른 선거 행보로 지역 유권자들과 접점을 지속적으로 넓혀 추후 치러질지 모를 당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복안이어서 다른 출마자들의 행보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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