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세계적 애물단지가 된 낙동강'이란 제하의 글을 보았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세계의 애물단지 건축물로 한국의 4대 강 사업을 꼽았다면서 보로 인해 물이 갇히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빚어진 반환경성이 지구촌 곳곳에 알려졌고 드디어 돈만 먹는 하마로 스타덤에 오른 것이라는 논평을 보았다. 그 글을 보면서 영국의 어느 일간지의 기사는 관심을 두면서 낙동강변의 수많은 농민 얘기는 들어 보았는지 묻고 싶었다. 혹여나 영국의 일간지는 유식한 기자가 썼고 낙동강변 농민들은 무지하여 그 얘기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낙동강변이 고향이며 지금도 자주 고향에 간다. 우리 주변의 농민들은 낙동강 보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혜택을 입고 있는지 피부로 느끼고 있다. 낙동강은 이제 홍수 피해가 사라졌다. 집중 호우에도 범람하지 않는다. 그리고 올여름처럼 심한 가뭄에도 물을 가득 안고 있다. 그래서 농사에 아무 불편이 없으며 주변 농지에 관개수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4대 강 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낙동강 보로 인하여 낙동강물이 흐르지 않아 녹조가 발생하고 물이 오염된다고 주장하는데 녹조는 여름 한철에 발생하고 장마가 오면 없어진다. 그 녹조는 4대 강 보를 설치하지 않았을 때도 그대로 있었다. 다만, 녹조가 문제가 아니라 퍼 올릴 물이 없어 강바닥을 파내는 소동을 빚었다.

보로 인해 낙동강 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낙동강 보를 설치하여 담수하는 기간에는 일시적으로 물이 흐르지 않았지만 담수가 완료된 후로는 낙동강 물은 정상적으로 흐른다. 중요한 것은 낙동강물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4대 강 사업을 하기 전 가뭄 때에는 이끼처럼 엉킨 녹조 덩어리들과 함께 강물이 도랑물처럼 흘렀다. 그것을 왜 모르는지 안타깝다. 산술적으로 생각해 보시라.

보에 물이 갇힌 후로 보를 넘어가는 강물이 평소의 낙동강물의 양이다. 보를 막아도 낙동강 물은 흐르고 있다. 보를 넘쳐흐르는 물의 양이 보를 없앴을 때 흐를 강물의 양이다. 낙동강이 도랑물처럼 흘러가야 환경이 보호된다는 논리인가? 환경적으로 낙동강 오염을 염려한다면 갈수기에 흐르는 낙동강 물의 수량을 조사해 보기 바란다.

박권제.jpg

낙동강 상류 계곡의 도랑물이 말랐는데 낙동강 물은 어디서 흘러올까? 유럽의 강들은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1년 내내 강물이 넘실거리지만 우리나라 강들은 가뭄이 계속되면 수량이 고갈된다. 보를 탓하지 말고 낙동강물이 어디서 얼마나 모여 어떻게 흐르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