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 망막 중심부에 있는 신경조직
물체 상이 맺혀 시력에 중요한 역할
혈관서 액체 성분 누출돼 손상되기도
가까운 곳 잘 안 보이는 노안과 달라
녹황색 채소·등푸른 생선 '섭취'도움
태양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 착용 좋아

황반변성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눈에 생기는 질환입니다. 나이 들면 흔히 생기는 병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요? 과연 그래도 될까요? 창원 상남동 글로리안과 김체론(사진) 원장의 도움말로 황반변성에 대해 알아봅니다.

◇황반변성이란

김 원장은 "요즘은 황반변성에 대해 들었다는 사람이 제법 있다. 병원에 찾아온 환자가 '혹시 황반변성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들어는 봤지만, 어떤 병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먼저, 황반은 무엇일까. 황반은 눈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신경조직을 말한다. 시세포 대부분이 이곳에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의 중심이다. 즉 황반은 시력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황반 부분이 변화를 일으켜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김 원장은 "눈 안에는 망막이라는 카메라 필름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망막 일부분을 황반이라 한다. 근시, 외상 감염 등에 의해 황반변성이 생길 수 있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황반부 변성을 '연령관련 황반변성'이라 한다"며 "황반이 노화, 유전적 요인, 독성,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하고, 심할 경우 시력을 완전히 잃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안구의 외부는 겉에서부터 공막, 맥락막, 망막의 구조로 돼 있다. 이 중 맥락막이라는 혈관층은 망막층에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망막 세포에서 나오는 대사물질을 제거한다. 그런데 노화 등으로 인해 맥락막 혈관이 망막세포까지 나와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맥락막 신생혈관'이라 한다. 이 신생혈관은 약하고 터지기 쉬워 삼출물과 혈액이 흘러나와 황반 부위에 손상을 입힌다.

황반변성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모세혈관 장애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망막과 맥락막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김 원장은 "출혈 위험이 있는 비정상적인 혈관을 생성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나이를 들 수 있고, 이외에 흡연, 여성, 고혈압, 항산화제 섭취가 부족한 사람, 유전성, 한쪽 눈에 황반변성이 있는 사람 등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1~2016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황반변성 치료를 받은 환자가 꾸준히 늘어 2011년 9만 1000명에서 지난해 14만 6000명으로 61.2% 증가했다. 남성은 4만 2000명에서 6만 9000명으로 연평균 10.6%, 여성은 4만 9000명에서 7만 8000명으로 연평균 9.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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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출성과 비삼출성

황반변성은 크게 삼출성(습성)과 비삼출성(건성)으로 구분한다. 비삼출성은 아주 많이 진행돼 망막 위축이 나타나는 후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망막 아래쪽에 드루젠이라는 노란 침착물이 보이는 단계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초기부터 발견할 수 있다. 드루젠은 일종의 찌꺼기, 노폐물을 말한다.

이에 반해 액체 등이 새어 나온다는 의미의 삼출성은 망막 아래쪽 출혈이나 망막하액, 색소상피박리 등이 나타난다. 병변 위치가 황반 아래 또는 황반 바로 옆에 있는 경우는 초기부터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비삼출성 황반변성은 전체 황반변성의 80~90%를 차지한다.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삼출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수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삼출성 황반변성은 시력 예후가 매우 나빠 만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시력이 빠르게 저하돼 많은 환자가 진단 후 2년 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안과를 방문하면 기본적으로 안압 검사와 안저 촬영을 통해 황반부 구조를 살핀다. 이후 빛 간섭 단층촬영으로 망막 아래쪽 부분을 확인하고, 형광 안저 촬영 등의 검사를 해서 황반변성을 확진한다. 형광 안저 촬영은 형광물질을 혈관에 주입한 후 특수촬영 하는 것으로, 신생혈관과 혈관 내 액체의 누출을 확인할 수 있어 삼출성과 비삼출성 황반변성을 구분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증상이 없는 사람은 대부분 검진 차 왔다가 안저 촬영에서 드루젠이 발견돼 개수와 크기 등을 고려해 황반변성 진단을 받는다"며 "비삼출성이라도 드루젠 개수와 크기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초기 단계라고 판단되면 정기 검진으로 경과관찰을 한다.

비삼출성 황반변성 환자에게는 병변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진 항산화 비타민제 처방이 대표적이다. 금연이나 음주 등도 권한다.

김 원장은 "황반변성 치료 중 영양제에 대해서는 비타민C와 비타민E, 베타카로틴, 루테인, 아연, 구리 성분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도움 되는 식품으로는 시금치, 케일 등의 녹황색 채소,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이 있다. 또 흡연 및 자외선도 위험인자가 되므로 금연을 하고, 태양이 강한 날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드루젠이 많지 않은 초기 환자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있다.

김 원장은 "비타민제는 약이 아니다. 연구 결과 치료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진행을 100% 억제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항체주사로 치료

황반변성 대표적 증상은 시력저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시력은 젊을 때보다 떨어지게 마련. 노안과 황반변성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 원장은 "노안은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황반변성은 신경의 문제이므로 시력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다. 또한 변시증, 즉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현상이 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삼출성 황반변성은 시력 보존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김 원장은 "황반변성 치료는 병변의 활성도를 줄여 최대한 시력을 보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완치는 안 된다. 치료한다고 해도 정상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아니다. 나쁜 혈관이 생겼다면 치료를 해도 흉터가 남는다고 보면 된다. 일부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출성 황반변성 치료로는 크게 레이저 광응고술, 광역학 치료, 항체주사의 3가지가 꼽힌다. 김 원장은 "현재는 항체주사를 많이 처방한다.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억제 항체들이 임상 시험에서 삼출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 유지와 개선에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항체주사 치료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억제제를 눈 안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신생혈관을 만드는 신호 물질인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를 제거하는 것으로, 다른 치료 방법에 비해 시력 개선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원장은 "황반변성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자가 테스트 방법으로는 한 눈씩 가려서 보았을 때 시력 차이가 있거나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보일 때, 단어를 읽을 때 글자 공백이 보이거나 물체가 찌그러져 변성돼 보이는 증상이 있으면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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