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문화가족 노래사랑회, 내일 창립 30주년 기념 음악회

1987년, 당시 음악과 관련해서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산청에서 노래를 좋아하는 20여 명의 젊은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악기도 다루고 노래도 나름 잘 불렀지만, 지역에 이러한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마음을 모아 스스로 뭉쳐보기로 했다.

그렇게 창립한 '문화가족 노래사랑회'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뀐 세월이다.

그동안 이들은 나름대로 많은 공연을 펼쳤지만 그 가운데 제일 의미있는 것은 지난 1995년 심장병을 앓고 있던 산청군 내 모 중학교 ㄱ 군을 돕기 위한 거리공연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해마다 성탄전야와 12월 31일 산청읍에서 이웃돕기 거리 공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 손을 호호 불며 거리공연을 하고 여기에서 생긴 수익금 전액은 군내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기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과 2016년에는 매년 펼치는 공연과 별도로 백혈병과 암으로 투병 중인 환우를 돕기 위한 거리 공연을 해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1년부터는 찔레꽃이 피는 5월에 소리꾼 장사익의 자선 공연을 기획해 올해 다섯 번째 무대를 열었다. 이외 청소년 어울마당, 산청읍 승격 20주년 기념 음악회, 환경 음악회, 실버 노래 자랑 주최 등 산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문화 행사에 참여하며 군민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현재 22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노래사랑회는 지역과 오지에서 생활하며 틈틈이 시간을 내어 8년 전 산청군 신안면 어천리 입구에 마련한 연습실에 모여 연습을 한다. 운영하는 데에 그 어느 곳으로부터 크게 도움을 받지 않지만 이들은 "그냥 노래가 좋아 더 좋은 노래를 군민에게 들려주려고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군민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는 문화사랑 노래사랑회가 오는 9일 오후 5시 산청군문화예술회관에서 지난 1987년 <사랑의 썰물>이라는 음반을 발표한 임지훈과 함께 창립 3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연다.

김민석 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저희 노래사랑회를 아끼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9일 음악회에 많은 군민이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같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청군에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어 예식장을 빌려 시작한 이들의 음악회가 벌써 30년이 됐다. 그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회원은 오십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었다. 하지만 항상 마음만은 그때를 기억하며 오늘도 군민에게 열심히 노래 선물을 하고 있다.

이들의 아름다운 공연이 60년, 90년을 넘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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