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회원권 예산 셀프배정 논란 확산…시민 반응 싸늘

호텔 회원권 구입 예산을 셀프 배정해 특혜 지적을 받는 통영시의회에 대해 시민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통영시의회는 지난 8일 운영위원회에서 시의원 13명이 사용할 수 있는 스탠포드호텔 콘도 회원권 예산 5600만 원을 가결했다. 이 예산은 오는 20일 열리는 본회의를 통과하면 확정된다.

통영시와 의회에 따르면 '셀프 특혜' 지적을 받는 호텔 콘도 회원권은 시의원 13명이 1년간 스탠포드호텔 콘도를 60일간 사용할 수 있다. 명목상 시의원 13명의 복지를 위한 것이다. 타 기관 접대용으로도 사용한다지만 사실상 이들 13명 의원 전용이다. 의회 사무국 직원은 이 회원권을 사용하지 않는다. 의회사무국 직원은 통영시 공무원이어서 필요 시 통영시가 확보한 회원권을 이용하게 돼 시의회 회원권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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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스탠포드 호텔/경남도민일보DB

특히 시의회는 통영시가 이 호텔에 특혜를 줬다며 감사원에 관련 의혹 감사를 강력 촉구해 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작 의회 스스로 셀프 특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시의원 후생 복지 차원에서 올린 예산"이라며 "통영으로 다른 지자체 의회 의원이 많이 온다. 이들 의원으로부터 콘도를 빌려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통영시 서무계를 통한 호텔 회원권 이용이 쉽지 않다. 그런 (타 지자체 시의원 등이 호텔을 사용하게 하는)용도가 조금은 있다"고 말했다.

통영시 한 공무원은 "통영시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구입한 호텔 콘도 사용권을 1000여 명 공무원 중 사용 신청이 들어오면 추첨을 해 당첨자가 사용한다. 시의회는 주로 의원과 가족이 쓰고, 통영을 찾은 다른 지역 시의원 접대용으로도 쓰는 것으로 안다. 시의원이 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모(49·통영시 무전동) 씨는 "이 회원권은 명분이 부족하다"며 "다른 도시 시의원 접대용으로 사용한다는 것도 너무 이상하다. 그러면 통영시의원도 다른 지역에 가서 공짜로 호텔을 쓴다는 말인가. 세금으로 구입한 이용권을 의원들끼리 서로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주고 서로 그렇게 거래를 한다는 말이 아닌가"라고 분개했다.

차모(52·광도면) 씨는 "시의회에 건전한 생각을 하는 의원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의회 스스로 예산을 삭감할 기회가 있으니 믿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지욱철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의장은 "다른 지역 시의원이 뭔데 혈세를 들여 통영시의회가 나서서 접대용을 마련해야 하나? 통영시장은 스탠포드호텔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있고, 시의원은 특혜로 호텔 콘도를 이용하자는 것이 아닌가? 시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며 "시민단체협의회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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