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상인회·소상공인 단체, 입점 철회 촉구·투쟁 예고
시민단체·시의원 갑론을박…정치권 입장 공론화할 듯

신세계 스타필드 입점 문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창원 지역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를 기세다.

신세계 측에서 자사의 복합 쇼핑몰 브랜드인 '스타필드'를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최초로 창원에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데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 할 만하다.

신세계 스타필드 입점 논란은 이미 올해 초 불붙기 시작했다. 신세계 측은 '스타필드 창원' 입점 가능성을 경제지 등을 중심으로 흘리기 시작했고, 창원시 간부 공무원 몇몇이 '스타필드 하남점'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본격화됐다. 하지만 그동안 신세계 측과 창원시는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게 없다'며 함구해 왔다.

신세계와 창원시의 침묵은 오히려 지역 소상공인 등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불붙기 시작한 우려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고 말았다. 더군다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반대급부로 '스타필드 지지자 모임'이 결성되는 등 장외 설전이 뜨겁게 이어져 왔다.

'스타필드 지지자 모임'이라고 밝힌 시민들이 지난 10월 31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이런 와중에 '스타필드 창원 입점'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 움직임이 들끓는 모양새다.

먼저 창원지역 전통시장 상인회와 소상공인 단체를 총망라하다시피한 '창원시 중소상공인 시장보호 대책위원회'는 11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 측에 "입점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수차례 밝혀왔듯이 상남상업지구를 포함한 구 창원 지역은 물론이고 마산과 진해 지역 골목 상권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집회와 선전 활동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장철시 운동까지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시 중소상공인 시장보호 대책위원회'에는 정의당 경남도당을 필두로 국민의당·바른정당·노동당·민중당 경남도당 등 지역정치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정의당 노창섭(상남·사파) 시의원은 오는 14일 시정질문을 통해 스타필드 입점 반대를 골자로 관련 질의를 할 예정이다. 반면 이에 앞서 자유한국당 이희철(봉림·용지) 시의원은 시의회 5분 발언에서 "창원시가 스타필드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그동안 '스타필드'와 관련해 뚜렷한 견해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내 유력 창원시장 후보군을 중심으로 의견 조율에 나서는 등 급박해진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

창원시 중소상공인 시장보호대책위원회는 1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필드 입점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임채민 기자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은 경남도당 경제살리기 특별위원장 자격으로 오는 13일 '스타필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 위원장은 "소비추세 변화를 보면 스타필드가 필요하다고 보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소상인들을 무시하면서까지 유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도 든다. 난상토론이 되더라도 합일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토론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찬반 운동 단체에서 패널로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정도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대표·유현석 창원YMCA 사무총장·노상환 경남대 교수·김윤자 경남여성단체연합 센터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블로거 간담회에 참석한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스타필드 입점에 따른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영향을 언급하면서 "막을 방법이 있다면 억제하는 게 맞겠지만, 만에 하나 법적으로 입점시킬 수밖에 없다면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필드와 관련해 창원시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안상수 시장 역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대형 쇼핑몰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지만, 지역 소상공인들의 고충 또한 외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정치권 갑론을박에 이어 지역 시민단체의 공론화 과정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타필드 입점반대 주장을 펼치는 '경남시민주권연합(대표 정시식)'은 창원지역 선출직 정치인들(국회의원 5명, 도의원 12명, 시의원 42명)에게 입점 찬반을 묻는 설문지를 돌렸고 그 결과를 조만간 밝히겠다고 11일 말했다.

이에 앞서 '스타필드 지지자 모임' 또한 지역 정치인들에게 찬반을 묻는 이메일 설문지를 배포한 바 있다.

선거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찬반양론이 격렬해질수록 '스타필드'는 선거 국면의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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