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야구광 에세이 내기도

프로야구 KBO리그를 이끌어 갈 새 수장으로 선출된 정운찬(70·사진) 전 국무총리는 "미국에선 야구가 생활이고 일본에선 야구를 종교라고 한다"면서 "저는 야구를 한국인의 힐링(healing·치유)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국 유학 시절 메이저리그 경기를 자주 관전한 '야구광' 정 총재는 두산베어스 팬으로서 프로야구 시즌 중 수시로 경기장을 찾고 라디오 해설도 했으며 야구를 주제로 <야구예찬>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발간했을 정도로 야구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다음은 정 총재와 문답.

-KBO리그의 수장이 된 소감은.

"미국과 일본 커미셔너의 임무와 (양국의 프로야구) 제도 등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과 선수, 구단 등과 잘 협의하고 지혜를 모아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오래전부터 KBO 총재직에 관심을 뒀다는 보도도 있었다. 정말 꿈을 이룬 건가.

"사람은 어떤 자리에 있느냐보다는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다 보니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논평은 해왔으나 직접 KBO 총재를 꿈꿔본 적은 없다. 그래도 사랑하는 야구를 위해 내가 무언가를 기여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정운찬. /연합뉴스

-일부 야구인과 야구팬들은 정치인 출신의 KBO 총재 복귀를 우려하는데.

"저는 서울대 총장, 국무총리,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연구소 등 정치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동반성장 사회 건설을 위해 대통령 출마를 고려한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의 시각으로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으나 실제로 정치를 직접 해본 적은 없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야구를 꿈꿨고 야구를 즐기고 사랑하는 진정한 팬의 등장으로 보아주시길 바란다."

-KBO 총재가 되면 꼭 해 보고 싶었던 것,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어떤 게 있나.

"미국에선 야구가 생활이고, 일본에선 야구가 종교라고 한다. 저는 야구를 한국인의 힐링으로 만들고 싶다. 경기 티켓을 구입하고, 구장을 찾아 관람하고, 좋아하는 구단과 선수를 응원하는 과정 하나하나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야구를 만들고 싶다. 구단, 선수, KBO가 철저히 팬 중심이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프로야구 발전의 성과가 팬, 선수, 구단에 고루 흐르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프로야구의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아마야구와의 동반성장도 중요하다."

-프로야구 시장이 꾸준히 성장했으나 최근 몇몇 사건으로 팬들의 KBO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이를 회복할 복안은.

"일부 심판의 일탈행위, 일부 선수들의 승부조작 연루, 도박, 음주 운전 등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사건이 표면화할 때마다 즉각 그리고 투명하게 처리했더라면 문제가 지금처럼 지나치게 커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관련 교육과 정보의 교환, 전달 등을 더욱 철저히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 팬심(心)은 한국프로야구가 떠 있는 바다다. 바다가 깊고 넓어야 큰 배가 뜰 수있다. 규범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심판위원회나 프로야구선수협회 등 관련 조직이나 단체와 협의해 한국프로야구 혁신 차원에서 방안을 내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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