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부문 매각 불발에도 별도 법인 신설키로…'재매각 위한 포석'추측도

대림그룹이 대림자동차공업㈜ 이륜차 사업 부문을 떼어내 별도 법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앞서 대림자동차는 KR모터스에 이륜차 부문을 매각하려 했으나 무산된 후 회사분할을 취소했다. 그러다가 다시 3주 만에 회사분할을 진행하자 재매각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림자동차는 지난달 30일 이륜차 사업부문을 분할해 가칭 대림오토바이㈜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속회사 대림자동차는 이륜차 사업 부문을 제외한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 등 나머지 사업을 이어간다. 분할기일은 2018년 1월 1일로 채권자 이의 제출 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대림자동차는 "이륜차 사업 부문과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을 분리해 사업 부문별 독립적인 경영과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가능하도록 해 사업 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륜차 사업 독자 경영을 위해 경쟁력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림자동차는 이번 분할로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경쟁력 강화와 역량 집중으로 경영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각 사업 부문을 전문화해 구조조정과 핵심 사업 집중 투자가 쉽고, 사업 고도화를 실현해 궁극적인 기업 및 주식 가치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림자동차는 지난 7월 이륜차 사업 부문을 KR모터스에 팔기로 했었다. 당시 국내 이륜차 업계 2위 KR모터스가 1위 대림자동차 이륜차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해 주목을 받았다. 두 회사가 하나가 되면 국내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동남아시아 등 국외 시장 진출이 확대할 걸로 기대됐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인수가격 적정성과 내부 반발,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매각이 무산되자 대림자동차는 회사분할 결정을 취소했다. 그러나 당시 업계에서 대림자동차가 독자적으로 분할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대림자동차가 두 사업 영역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하려면 분할이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대림자동차가 분할 이유를 '이륜차 사업 부문 경쟁력 확보'라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회사분할 이후 회사 재차 매각을 시도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륜차 시장이 축소하는 상황에서 매각하려고 했던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회사를 분할 신설한다는 설명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륜차 사업 부문에 압박을 가해 매각을 쉽게 하려는 계산이 깔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 매각을 용이하도록 하려는 선제 조치라는 전망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회사 규모를 줄여 매각 가치가 있는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을 팔려는 계획"이라며 "이륜차 부문은 산업 자체가 위기인 만큼 매각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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