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무죄, 이완구 전 국무총리 무죄'를 선고한 날(22일), 심사가 착잡했을 이가 적잖았으리라고 봅니다. 최고 법원의 판결인 만큼 존중해야 함은 마땅한 일입니다. 한데 피 토하듯 목숨을 걸고 증언한 이(故人)는 있으되 정작 돈 받은 이는 아무도 없는 허망한 결론에 멍해지기도 했지 싶습니다.

당일 저녁 일입니다. 본보 열독 마니아이자 열혈 비분강개파인 필자의 고향 쪽 친지가 늘 그랬듯이 또 전화로 울분을 전해와 진땀을 뺐습니다. 그는 후한(後漢) 시대 양진(楊震)의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사지(四知)'론 즉 '하늘 알고, 땅 알고, 너 알고, 나 알고'를 창 들이대듯 하며 '홍준표 무죄 의심'에 침을 튀겨댔습니다. "여보게 연당(燕堂·필자의 아호), 그 四知만 꺼내도 죄 실토케 할 하늘 좀 어디 없나? 비리 짐 벗었다고 좋아할 땐가? 당(黨)이 폭탄 위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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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지는 말 이었네.

"뭐, 사자(死者)는 말 없다?"

"홍(洪) 왈, 저승에 가서라도

성완종에게 묻고 싶댔지?"

"死者가

말이 없는 게 아냐.

양심 귀가 먹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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