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소변 가늘어지고 시원하지 않아
자주 마렵거나 참기 어려운 증상
잠들기 전 수분·술 섭취 줄여야
약물치료·규칙적 배뇨 습관 중요

중년 남성들의 남모를 고민, 전립선비대증. 화장실을 자주 간다거나, 잔뇨감이 있는 등 생활에 불편이 크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한 경우 방광 기능이 망가질 수도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MH연세병원 비뇨기과 오정현 과장의 도움말로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알아본다.

◇전립선이란

남성에게만 있는 조직으로, 정액을 생산해 요도를 통해 배출시키는 생식기관이다. 방광 아래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도 있는데, 크기는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작다. 사춘기에 남성 호르몬 작용으로 조금씩 커지면서 30세 전후가 되면 호두알 정도 크기가 된다.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점점 커지는데,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전립선 내부를 지나가는 요도를 압박해 여러 배뇨장애 증상을 일으킨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노화와 남성 호르몬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선천적으로 고환기능 부전이 있거나 고환이 제거된 남성 등에서는 비대증이 일어나지 않아 남성 호르몬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 과장은 "50대가 되면 전립선 내부에 비대증이 나타난다. 요즘은 40대도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다. 50대가 되면 누구나 전립선 검진을 해보는 것이 좋다. 정확한 상태를 알고 관리하거나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의 조직학적 변화는 35세에 시작돼 60대 남성의 60%, 80대의 90%에서 유발되며, 이 중 50%의 환자군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여러 가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한다.

MH연세병원 비뇨기과 오정현 과장. /이원정 기자

◇증상

전립선비대증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전립선이 점점 커지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으며,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온다. 또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참기 힘들고, 자다가 여러 번 깨서 소변을 봐야 한다.

병이 더욱 진행되면 만성적으로 소변을 보지 못해 방광이 과팽창해 방광 기능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드물게는 방광 결석이나 신기능 상실, 요로감염과 신우신염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 전립선 비대가 심해지면 소변 누기가 점점 어려워지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따라서 전립선 크기만으로 비대증을 진단하지 않고, 여러 가지 자각 증상과 영상 검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점수화해 질병의 심한 정도를 쉽게 확인하기 위해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가 많이 이용된다. 자가 검진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병원에서도 환자 상태를 알기 위해 잔뇨감 등을 점수화하는 이 표(표 참고)를 작성하게 한다. 점수가 0~7점은 경증, 8~19는 중등증, 20~35는 중증이라고 본다.

오 과장은 "소변을 보기 힘들거나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비대증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 소변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면 비뇨기과 의사와 상담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노령 환자들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약을 처방받으면서 비대증 약을 함께 처방받기도 하는데, 증상의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어떤 환자는 전립선암인 것을 모르고 비대증 약만 먹다가 치료시기를 놓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립선에 생기는 질환으로는 전립선비대증 외에도 전립선염과 전립선암 등이 있는데, 이 중 전립선암은 전립선비대증과 증상이 비슷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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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치료

전립선비대증은 환자의 증상을 파악한 후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 요속 검사 등을 한다. 또 직장 초음파 검사로 전립선 크기를 측정해 전립선비대증 심한 정도를 파악하고, 전립선암 발생 여부, 결석이나 전립선 석회화 여부 등을 판단한다. 직접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도 전립선 질환 진단에 중요하다.

요도경과 방광경으로 방광과 전립선의 일반적인 모습, 요도 협착 여부 등도 살핀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관찰(대기요법), 약물 요법, 수술적 치료, 최소침습적 치료가 있다.

단순히 전립선이 비대해졌다고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거나 신장 기능이나 성 기능 이상, 반복적인 요로감염 등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한 때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큰 불편이 없다면 약물과 같은 치료 없이 정기적으로 관찰하게 된다. 그렇다고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진행된다. 따라서 취침 전 수분 섭취량을 줄이거나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 배뇨 습관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 중 비대증이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우선 약물 처방을 한다.

증상이 없어지면 약을 먹지 않아도 될까.

오 과장은 "전립선비대증은 완치 개념이 아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수술을 해도 나이가 점점 많아지면서 재발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약 중 알파-교감신경차단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기립성 저혈압이다. 약을 복용 중인 환자가 갑자기 일어날 때 저혈압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약은 저녁때 취침 전 복용하기를 권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약을 처방하거나, 약 복용 후 혈압을 확인하면서 복용량을 조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약물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환자가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원할 경우,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을 경우 등은 수술적 치료를 한다. 예전에는 절제술인 수술적 치료를 많이 했으나, 요즘은 레이저 시술이나 열 치료 등 최소침습적 치료를 많이 하고 있다.

◇예방

전립선비대증은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만큼 확실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비만이나 고지방 음식, 고콜레스테롤 음식 등이 위험 요인이라는 연구들이 있으므로 이를 피하는 식습관과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평소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방광이 늘어나 힘이 없어지면서 소변을 전혀 볼 수 없게 되는 등 방광 기능을 잃을 수 있다.

지나친 음주는 소변량을 늘리기 때문에 좋지 않고, 카페인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일부 감기약 성분은 배뇨 기능을 떨어뜨려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감기에 걸려 약을 처방받을 때는 의사에게 전립선비대증이 있음을 알려야 한다.

오 과장은 "비뇨기과 방문을 민망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위해 전립선 검진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확한 진단 없이 광고나 입소문으로 전립선에 좋다는 것을 임의로 먹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식품에 불과하다.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것들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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