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17]경남 국회의원
보수 일색 정치판 지각변동…경남 출신 대선판 이끌어
김경수·박완수·윤한홍 등 내년 도지사 선거 빅뱅 예고

2017년 경남 정치권은 지난 5월 정권교체에 따른 여야 권력구도 변화와 보수세력 영향력 약화 및 균열·봉합 이 두 가지로 크게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4월 총선 결과에서 이미 예고됐는지도 모른다.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기존 국회 의석 1석에서 4석을 획득하며 보수 일색 경남 정치판에 심대한 균열을 일으킨다.

현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는 그때부터 쭉 내리막길이었고 2016년 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그 정점을 찍는다.

◇경남 초유의 4당 체제 재편 = 2017년 경남 정치권의 시작은 초유의 '4당 체제 재편'이었다. 친박세력과 대립해왔던 김재경(진주 을)·이군현(통영·고성)·여상규(사천·남해·하동) 의원 3인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나섰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과 민주당 집권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뭔가 반전을 만들고자 하는 보수의 몸부림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중도 탈락하면서 바른정당은 급속히 그 추진력을 상실했고, 이는 도내 바른정당 의원 3인의 대선 직전 한국당 '원대 복귀'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 1월 바른정당을 창당한 지 98일 만의 선택이었다.

보수가 이렇게 지리멸렬·우왕좌왕하는 사이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한국당·바른정당이 전국은 물론 '보수 텃밭'이라는 경남에서도 10% 안팎 지지율로 추락한 가운데 민주당은 전국·경남 공히 40% 중·후반대 눈부신 지지율을 이어갔다.

대선주자 지지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현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인사 대부분이 다른 당 주자를 압도했다.

◇경남 정치인이 주도한 대선판 = 흥미로운 것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경남 정치인이 주도하는 대선판이 되었다는 점이다. 거제 출신의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창녕 출신의 홍준표 한국당 후보 이야기인데, 두 사람은 대선 내내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더니 나란히 본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자타공인 최측근 또한 경남 국회의원이었다. 김경수(민주당·김해 을) 의원과 윤한홍(한국당·창원 마산회원)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역시 또 공교롭게도 같은 국회 상임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두 의원은 대선 후에도 탈원전 정책, 최저임금 인상, 증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갈등을 빚게 된다.

두 의원은 문재인-홍준표(한국당 대표) 두 경남 정치인의 재대결 성격이 될, 내년 지방선거 경남지사 유력 후보로 나란히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정권교체 파장은 컸다. '도내 소수파'라 할 수 있는 김경수 의원을 비롯해 민홍철(민주당·김해 갑)·서형수(민주당·양산 을) 의원, 그리고 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 의원의 존재감·영향력이 무엇보다 커졌다. 김 의원은 자신은 손사래 치지만, 문 대통령 복심으로서 '실세'로까지 불리고 있고 민홍철·서형수 의원도 몇 안 되는 여권 경남 국회의원이자 각각 당 최고위원·원내부대표로서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고 있다.

노회찬 의원은 비록 여전히 '야권'이긴 하지만 명실상부 정치권 최강의 논객으로서 현 정부 방어 및 견제와 한국당 비판의 최선봉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김경수 의원.

◇도내 한국당 우울한 한 해 = 반면 '도내 다수파'라 할 수 있는 한국당 의원들은 정권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개인적으로도 어둡고 우울한 일투성이었다. 이군현 의원을 비롯해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김한표(거제)·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각종 불법·비리에 휘말려 1년 내내 재판을 받거나 기소된 게 대표적이다.

이 중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석진 의원 부인과 김한표 의원은 무죄(강석진)를 받거나 벌금 80만 원이라는 낮은 형량(김한표)으로 기사회생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에 연루된 이군현·엄용수 의원은 여전히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특히 엄 의원은 17일 발표된 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지역구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경남 현역 국회의원 중 최다선(5선)인 이주영(한국당·창원 마산합포) 의원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지난 12일 진행된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정책위원회 의장 후보로 나섰으나 참패한 걸 두고 하는 말이다.

본 선거 전 한선교 의원 등과 치른 '중립지대 원내대표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도 패했으니 무려 다섯 번째 원내대표 도전 실패였고 또 2015년부터 내리 3년째 선출직 당 지도부 진입 좌절이기도 했다.

윤한홍 의원.
박완수 의원.

◇도지사 후보로 나설 여야 의원은 =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앞서 경남지사 후보군으로 언급한 김경수·윤한홍 의원과 함께 그 행보가 주목되는 인사는 박완수(한국당·창원 의창) 의원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경남지사 출마 예상자 중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홍준표 대표 또한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홍 대표는 27일 부산을 찾아 "박완수 의원은 전 창원시장으로서 100만 창원시민의 지지를 얻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나설 것을 직접 권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때 안대희 전 대법관이 급부상하기도 했으나 정작 본인은 별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당 주자는 박완수·윤한홍 두 의원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물론 여야 통틀어 최강자임을 입증한 인물은 김경수 의원이다. 2017년 하반기에 이어 2018년 상반기 역시 김 의원을 비롯한 이들 세 의원의 최종 선택에 많은 도민의 눈과 귀가 모아질 전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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