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견디고 변신하는 독수리 지혜처럼
절망 속 사람들 더 단단히 살아내었으면

올해도 어김없이 해돋이를 보러 갔다. 새해 아침에 해를 보려고 가는 차의 행렬이나 사람들의 행렬을 보면서 해마다 놀란다. 산이나 바다로 가서 새해의 첫해를 기다리며 소망으로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 어느 곳에서나 많은 사람은 경건한 마음으로 또 한 해를 맞이한다. 늘 해가 뜨고 해가 지지만 새해에 뜨는 해를 맞이하는 것은 경건한 한 해를 시작하기 위함이며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의미가 깊다.

늘 그렇듯이 한 해를 보낼 때마다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난해에도 국내외에 많은 일이 있었다. 힘든 일도 많았고 좋은 일도 있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련도 있었고 생각해보면 작은 기쁨도 있었을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며 정들었던 사람을 보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이별과 새로운 만남이 거듭하여 세월은 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원하지만, 생각하지도 않은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원하지 않는 일을 할 수도 있다. 나는 대체로 내게 주어진 일들을 순리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몇 년간 내게 주어진 많은 일을 했다.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였기에 마음속으로 그들과 안녕을 고했다. 즐거운 안녕. 어깨가 가벼워졌다. 하나씩 내려놓는다는 것의 홀가분한 느낌이 상쾌했다. 함께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동행에 감사의 마음을 보내며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며 여명 속에 해뜨기를 기다렸다.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한 새해이지만 그저 그렇게 한 해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예상치 못한 일에 절망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큰 희망을 바라기보다 건강을 기원하며 순탄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우리 앞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보편적 우려로 많은 사람이 희망보다 절망 속에서 걱정하며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야생 독수리 중 지혜로운 독수리는 더 오래 살아남으려고 고통을 견디며 변신을 한다고 한다. 보통 독수리의 수명은 20년이지만 고통을 이기고 변신을 하면 50년까지 산다고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동굴로 들어가서 무디어진 부리를 바위에 부딪치며 부리를 깬다. 부리만 깨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깃털과 뭉툭해진 발톱까지 뽑는다고 한다. 오랜 시간 굶주려 가벼워진 독수리는 사냥을 시작하고 다시 새로운 삶을 산다고 한다. 고통 속에 많은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하지 않은 것이다. 고통 속에 어떤 길이 있고 답이 있는 것 같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현상을 보면서 걱정만 하는 보편적 우려보다 현상 너머를 보면서 도전하는 정신을 가진다면 독수리의 부리를 깨어 새로 날갯짓하는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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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일수록 서로에게 많은 위로를 해주고 위안을 받고 싶을 것이다. 내가 먼저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좋은 마음은 주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 선한 영향력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영향력이 사회에 전파되면서 공감하면서 긍정적 재발견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많은 사람이 선한 마음으로 더 단단하게 살아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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