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초점 맞춰서 행동하면 진정한 행복 느낄 수 있어
불안감 억지로 없애기보단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좋은 느낌에만 집중하기
나만의 행복리스트

결국,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일까? 요즘 나의 화두다. 나는 그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얼마 전 아는 분에게 전화를 했다. 직업이 한의사이신데, 지금은 일이 없어서 오래 쉬고 계시다. 결혼도 아직, 이다. 점점 돈도 떨어져 간다고. 불행히도 그분은 난청이 생기셨다. 내 목소리를 잘 못 알아들을 때가 있으시다. 만약 내가 그의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버거울 때가 있다.

하지만, 그는 밝은 목소리로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 저녁을 먹고 예쁜 강아지와 놀아주고 있다고 하셨다. 그는 호흡, 감각 명상을 한다고 했다. 명상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단다. 그건 나도 알고는 있다.

그는 행복과 기쁨을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예쁜 여자친구로 즐거운 것, 성공해서 즐거운 것은 기쁨이라고 했다. 그것 말고, 명상을 할 때, 삶에 감사할 때, 자연을 느낄 때 나오는 어떤 무언가, 변하지 않는 어떤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셨다.

그래, 나는 명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감사일기를 쓴다. 그리고 지금, 상큼하게 농구를 하고 도서관에서 글을 쓰고 있다. 좋은 느낌에 집중도 할 수 있다. 내 행동은 온전히 내 것이다.

근데 뭐가 문제인가? 집중을 방해하는 것은 '의심'이다. 신에 대한 의심.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란 말이 있다. 거창하게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냥 먼저 웃으라는(행동) 것이다. 생각 없이 웃다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단다.

윌리엄 글래서(심리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을 컨트롤하기 어렵다. 지금 내가 행복해져야겠다고 결심한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 불안을 멈춰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해서 불안이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을 원래 통제할 수 없다. 그건 우리의 능력 밖이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통제하기는 쉽다. 우리는 생각 없이 웃을 수 있고, 자동차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쉼 호흡을 할 수 있다.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나는 왜 내 마음이 내 뜻대로 안 되지? 하면서 얼마나 나를 자책했던가? 단순하게 생각하면 해답은 이거다. 불안이 왔을 때 평화로운 생각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쉼 호흡'을 하면서 명상을 하고, 감사일기를 또박또박 적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많이 해도 상관없다. 감성적인 의지로 우울증, 공황, 인간관계를 해결하기보다는 그냥 내 몸으로 분명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니,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전부이다. 내 의지가 약하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만약 이렇게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건 내 능력 밖이다. 우리가 불면증에 시달릴 때 억지로 잠을 자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그저 따뜻한 우유 한 모금 하고, 내 몸을 편안히 눕히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잠이 오고 안 오고는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신은 전지전능하고 모든 일을 결정한다. 신이 나를 몇 시에 잠이 들게 할지는 모르지만, 난 그저 신을 믿고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것이다. 그게 최선이다. 나는 이미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 이상의 관여는 인간이 저지르는 명백한 잘못이다.

인간에겐 어쩔 수 없이, 공백이 있다. 나는 누굴까? 혹은 세상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 불안하다. 혼란스럽다. 알 수 없다. 다만, 의지해야 할 순간이 있을 뿐이다. 믿음이 없기에 불완전하다. 믿음으로 인간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신은 우리에게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 그리고 사실은 완전체로 만드셨다. 그 사실을 믿기만 하면 된다.

자, 이제 됐으니 믿음을 가지고 좋은 느낌에만 집중하자. 나는 언젠가부터 좋은 느낌에서부터 모든 행복과 성공까지도 결정된다는 것을 눈치 챘다. 행복은 나의 외모나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진짜 행복은 변하지 않는, 내가 통제하는 행동, 명상, 감사함에서 온다. 우리 마음이 정말로 그 인과관계를 알게 된다면, 나는 언제 어디서나 좋은 느낌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기자 황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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