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후 첫 고향 거제 방문…세계 최초 쇄빙선 '야말 5호' 탑승, 조선 경기 낙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새해를 맞아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쇄빙 LNG 운반선 건조현장을 둘러보고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등 임직원을 격려했다.

지난 5월 대통령 당선 후 처음으로 고향 거제를 찾은 자리였다. 부인 김정숙 여사가 대선 직후 거제면 명진리 생가를 들른 적 있으나 대통령은 첫걸음이었다.

오전 10시 30분께 대우조선 헬기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새해 첫 현장 방문으로 이곳 거제 대우조선소를 찾았다"며 "고향 거제에 오니 제가 가졌던 꿈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되새기게 된다. 올 한 해 대한민국 국운이 상승하고 우리 국민이 보다 행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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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쇄빙 LNG선 조타실에서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연합뉴스

현장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해 홍장표 경제수석,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이날 방문 주목적은 세계 최초 쇄빙 LNG 운반선인 야말(Yamal) 5호선 탑승과 시찰이었다. 문 대통령은 4일 출항 예정인 야말 5호선 조타실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국내 쇄빙 기술과 LNG 추진기술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야말호는 최대 2.1m 두께 얼음을 깨고 영하 52도 극한 환경에서도 장비를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제작됐다"며 "2014년 대우조선은 총 48억 달러 규모의 LNG 운반선 15척을 수주해 지금까지 4척을 인도 완료했다. 지난해 8월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명명식에 참석했던 1호선이 별도 쇄빙선 도움 없이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 상업 운항에 성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유럽 운송 기간을 종전보다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항로로, 완전히 개발되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10일, 러시아 야말 반도까지 20일 이상 운송 기간이 단축된다.

문 대통령은 "수에즈 운하와 인도양을 거치는 기존 남방 항로와 비교해 운송거리, 시간, 비용을 3분의 1이나 절감했다고 들었다"며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우리 조선산업이 이룬 쾌거이자 기업인, 노동자 등 조선산업 종사자 모든 분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우리 국민의 자부심을 한껏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대우조선 측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앞으로 LNG 세계 물동량이 점점 늘어날 거 아니냐" "LNG 운반선 말고 LNG 연료선은 어떻게 되느냐" "우리 조선 3사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설계 기술 등은 공동으로 노력할 수 있지 않으냐"는 등 많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12시 20분 대우조선 신뢰관 직원식당에서 직원 170여 명과 함께 점심을 했다. 문 대통령이 식당에 들어서자 직원들은 "우와" 함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다.

야말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선박사업관리부 최민희 대리는 "어젯밤 너무 설레서 잠도 못 잤다. 대통령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새해 덕담 한마디 해주시면 우리 직원 모두가 더욱 힘내서 올 한 해를 더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 직원을 대표해 인사했다.

마이크를 잡은 문 대통령은 "우리 조선산업 기술이 세계 최고임을 과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그간 노고를 치하하는 마음"이라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조선산업이 너무 어렵다. 세계 조선경기가 오랫동안 침체돼 있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해양 강국이라는 국가적 꿈을 버릴 수는 없지 않나. 저는 우리 조선산업의 잠재력,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문가들은 2∼3년 후부터 조선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부는 LNG 연료선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겠으며 쇄빙연구선, 밀수감시선 등 공공선박 발주도 늘리겠다.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도 1분기 중 마련해 이행할 계획인 만큼 힘들더라도 모두 함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 거제 방문에 비공식 일정으로 참석해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기 승인,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KTX 조기 착공, 가야 문화권 조사연구·정비 지원 등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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