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계산·담백한 표현 선물 같은 감동 선사해

큰 창이 난 거실에 깊은 숲 하나 들이고 아이 방에 토끼 얼굴을 내걸고 싶다.

창원 그림갤러리 'Gift 2017 #2'전에서 나에게, 소중한 이에게 주는 선물을 골라보자.

그림갤러리가 지난해 9월 한 차례 열었던 'Gift 2017 #1'전에 이어 이달 내내 미니 아트페어처럼 꾸민 선물전을 연다. 김민경, 남여주, 손원영, 이상원 작가가 참여해 대표 작품들을 내놓았다.

달이 물에 일렁인다. 남여주 작가는 자연을 투명한 물 위에 비추거나 담긴 것 같은 환영을 그린다. 빛과 조명에 따라 그림이 달라진다. 나뭇잎 하나, 꽃잎들이 바람결 따라 움직이는 듯하다.

반면 손원영 작가는 자연을 의도하지 않는다. 아니다. 치밀한 계산과 구상으로 풍경을 그려낸다. 블록 같은 조각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알아채지 못한다. 한 발짝 물러서 내다보면 블록이 엮은 전체가 드러난다. 여백이 곧 숲이다.

김민경 작가 작품.

이상원 작가는 사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표현한다. 잔디밭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설원에서 스키를 타는 가족들을 수채화로 옮긴다. 이번 그림갤러리에 내건 작품은 이전보다 진하고 무거워졌다. 유화를 택했다. 언뜻 보면 추상화 같지만 그의 작업을 생각하면 군중이다. 촛불을 든 우리가 캔버스에 있다.

과장한 귀여움이 돋보이는 김민경 작가는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가면과 가발 등을 이용해 숨은 자아를 찾으라고 말한다. 한 아이가 커다란 눈동자만 보인 채 액자 속으로 들어갔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작품과 틀 색을 맞춰 제작한 소품을 준비했다.

김효정 그림갤러리 관장은 "선물을 고르는 설렘을 갤러리에서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27일까지. 문의 055-243-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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