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한 환경 독특한 생물상 형성한 곳
1935년부터 남획 방지 위해 여행 통제

'갈라파고스' 제도는 적도를 사이에 두고 북반구와 남반구 양쪽 모두에 속해 있는 남미의 에콰도르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000㎞ 지점에 있다. 화산 폭발에 의한 경사가 완만한 순상화산지대인 이 지역은 큰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단층작용과 해양 침식작용이 일어난 가파른 절벽과 작은 해변이 있는 크고 작은 19개의 섬과 암초로 이루어져 있는 갈라파고스의 전체 육지 면적은 제주도의 약 4배이다. 1535년 에스파냐의 '베를랑가'가 이 섬을 처음 발견했을 때 안장 모양의 등껍질을 한 큰 거북들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옛 스페인어의 말 안장이라는 '갈라파고'에서 유래하여 '갈라파고스'라는 지역명을 가지게 되었다.

갈라파고스 지역은 적도에 있지만 남극에서 시작하여 남미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훔볼트 한류의 영향으로 수온이 15℃ 정도로 낮아서 해수 온도가 낮아 기온도 25℃ 이하이며, 산호초도 없고 강수량도 100~1000㎜에 불과해 야자수가 자라지 않는다. 이처럼 독특한 환경은 이곳만의 독특한 생물상을 형성시켰다. 또 천적이 되는 대형 육식 포유류가 존재하지 않고, 대륙과 격리된 덕분에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고유종이 많다. 차가운 해류가 흐르는 이사벨라섬 북쪽 지역은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서 서식하는 갈라파고스 펭귄이 있으며, 바닷속에서 살 수 있는 바다이구아나, 날개가 퇴화한 가마우지, 200㎏에 달하는 자이언트거북 등 고유종들이 풍부하여 이곳에 서식하는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는 80% 이상, 고등식물은 약 40%가 고유종이다.

이 때문에 '갈라파고스'는 1978년에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으며, 2001년에는 갈라파고스 해양 보호 구역을 포함하여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1835년 '갈라파고스' 지역을 영국의 박물학자 찰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도착하여 약 5주간 머물면서 작은 새들을 비롯한 여러 고유종을 표본으로 채집하였다. 이 작은 새 중에서 어떤 새는 부리가 단단한 견과류를 깰 수 있을 정도로 짧고 강했고, 또 다른 새의 부리는 먹이를 파먹을 수 있도록 가늘고 긴 부리를 가졌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새처럼 보였지만, 이 새들이 모두 같은 방울부리새(Finch birds·핀치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윈은 '갈라파고스'의 각 섬의 다른 자연환경에서 자란 핀치새들이 같은 종류이지만 부리가 환경에 따라 다르게 생겼다는 사실을 기초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발표하였으며, 1859년 <종의 기원>을 출간해 당시 유럽 사회에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이런 인연으로 '갈라파고스'에서는 그를 기념하여 '찰스 다윈 연구소'를 설립하고 지금도 야생 동물 보호 조사에 임하고 있다.

이곳의 동물들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마구 남획되었지만, 다윈 방문 100주년을 맞은 1935년부터 이곳의 희귀 동식물이 보호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갈라파고스의 독특한 식생을 보전하려고 에콰도르 정부에서 엄격히 여행객들을 통제하고 있다. 여행자 카드를 구매하도록 하여 입장객 수도 제한하고 수입도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갈라파고스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뿐만 아니라 도착해서도 엄격한 검역을 받아야 하고, 공항에 도착하면 국립공원 입장료와 자연에 영향을 주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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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방문객은 훈련을 받은 투어 가이드와 함께 관광해야 하며 정해진 경로를 이탈하면 안 된다. 요즈음 한창 관광붐이 이는 남미의 페리토모레노 빙하나 마추픽추, 우유니 소금사막을 비롯한 유네스코에 등재된 자연유산 지역에서는 가이드를 동행하는 관광을 원칙으로 하고 입장료를 엄청나게 많이 받도록 하면서 입장객의 숫자를 한정하는 등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연도 보호하고 수입도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연유산을 보호하고, 관광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우리에게 알맞은 정책을 개발하여 펼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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